문화

 
대구문화재단, ‘찾아가는 문화마당’ 공연예술단체 모집

대구문화재단, ‘찾아가는 문화마당’ 공연예술단체 모집

대구문화재단은 심리방역 프로그램의 하나인 '찾아가는 문화마당' 사업에 참여할 전문예술 단체를 모집하고 있다.'찾아가는 문화마당' 사업은 문화소외계층 또는 문화 향유의 기회가 적은 시설을 대상으로 방문형 프로그램을 운영해 문화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예술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모집대상은 대구시 소재의 공연예술전문단체(연극, 무용, 음악, 전통, 다원 분야)로 3년 이상 활동 경력을 보유해야 한다. 접수는 2월 22일(월)까지이며,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www.ncas.or.kr)으로만 신청할 수 있다.선정된 단체는 대구시 소재의 공공기관 및 문화복지시설, 공원 등을 중심으로 시민들에게 예술을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하게 된다. 공모 결과는 3월 둘째 주에 발표된다. 053)430-1252

2021-02-01 12:00:38

대구예술발전소, ‘수창홀 공연프로그램’ 참여 단체 공모

대구예술발전소는 2021년 '수창홀 공연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술단체를 공모한다.공모 부문은 공연예술 전 분야(음악, 극 형식, 기타)로, 예술 단체 6개 팀을 선발한다. 선발된 단체에게는 지원금과 홍보, 공연 장소 등을 지원한다.원서접수는 2월 15일(월)부터 19일(금) 17시까지이며, 대구문화재단(www.dgfc.or.kr) 및 대구예술발전소(www.daegufactory.kr) 홈페이지에서 양식을 다운받아 작성 후 증빙 자료와 함께 이메일로 신청하면 된다.대구예술발전소는 연초제초장 별관 창고를 리모델링하여 융복합 예술창작공간과 시민아트플랫폼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053)430-1225

2021-02-01 11:39:31

동화사 목조보살좌상·칠성도·장원사 지장경, 대구 유형문화재 지정

동화사 목조보살좌상·칠성도·장원사 지장경, 대구 유형문화재 지정

팔공산 동화사 내원암 불상인 '목조보살좌상'과 8폭 그림 '칠성도', 비슬산 장원사 소유 불경인 '지장보살본원경'이 대구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이로써 대구시는 보물, 사적, 유형문화재 등 모두 합쳐 286건의 문화재를 보유하게 됐다.비슬산 장원사에 있는 '지장보살본원경(대구시 유형문화재 제93호)'은 '지장경'이라고도 불리는 지장신앙의 기본경전이다. 조선 예종 1년(1469) 간행한 도성암(道成菴) 판본을 바탕으로 명종 17년(1562) 황해도 중암(中庵)에서 다시 새긴 판본이다. 황해도 중암에서 다시 새긴 판본은 이 책이 유일한 것으로 추정된다.바탕이 된 판본이 왕실의 지원을 받았기에 본판의 장엄한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세종의 둘째딸인 정의공주가 죽은 남편 안맹담의 명복을 빌기 위해 새겼다.팔공산 동화사 내원암 '목조보살좌상(대구시 유형문화재 제94호)'은 상반신이 긴 신체비례에 장방형 얼굴, 당당한 어깨와 넓은 무릎의 균형미, 화려하고 정교한 보관 등이 돋보이는 불상이다.제작 관련 기록은 없다. 다만 양식적 특성을 종합하면 17세기 전반기 대표적인 조각승 중 한 명인 청허(淸虛) 혹은 청허 계보의 조각승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수한 작품성과 함께 조선후기 불교 조각 연구에 도움이 되는 등 사료적 가치도 높다.내원암에 있는 '칠성도(대구시 유형문화재 제95호)'는 치성광여래삼존도 1폭과 칠성여래를 각 폭에 나누어 그린 7폭 등 모두 8폭으로 이뤄진 그림이다. 1876년 내원암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인물 표현과 장식 등 묘사가 특히 돋보인다. 19세기 성행했던 칠성 및 염불신앙 연구에 중요한 작품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02-01 11:39:07

[문득 동네책방] 고양이의 마중 '심플레이스'

[문득 동네책방] <5>고양이의 마중 '심플레이스'

최근 들어 카페골목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대구 신세계백화점 남쪽 주택가 초입에 '심플레이스'라는 동네책방이 있다. 대로변에서 가깝지만 입구가 눈에 금방 뜨이진 않는다. 무언가를 파는 공간으로는 악조건이다. 지하 1층인데다 입구는 성인 남성 1명이 들어가면 알맞을 폭이다. 'book store'라 쓰인 작은 형광등을 보고 입구를 찾는다.계단을 조금씩 내려갈수록 쿵짝, 쿵짝 2박자 비트 시티팝이 흘러 들어왔다 빠져나간다. 청각이 먼저 반응하는 안정감이다. 이내 확 트인 지하 1층 서점 공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꼬리를 세운 고양이 두 마리가 손님을 맞는다.지난해 9월 문을 열었다. '심플레이스'는 한자 '心'와 영어 'place'의 합성어다. '마음 놓는 곳'이라 풀이해도 제법 어울린다. 줄여서 '심플책방'이라고도 부른다. 단순한, 가벼운, 홀가분한… 어떤 뜻으로 풀이해도 입에 붙는다.책방지기 구연일(26) 씨는 '힐링'을 콘셉트로 삼았다고 했다. 구 씨는 칵테일과 가벼운 음료를 판다. 커피는 없다. 주변에 유명 카페가 많아 도저히 커피로는 승부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대구가톨릭대 도서관학과 학생이다. 2017년 군 제대 후 앞날에 대해 한걱정을 하고 있던 차에 우연히 북성로의 한 책방, 동네책방의 시조새라 불리는 '더 폴락'에 들렀다가 문득 힐링이 되는 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귀에 착착 감기던 멜로디를 유심히 들으니 일본어다. 바다를 좋아했던 당신, 이라는 노랫말이 일본어로 흘러나온다. 'Summer Whisper'라는 1980년대 일본 시티팝 장르 노래다. 군데군데 일본어가 적힌 포스터가 벽에 붙었다. 우리지역 작가인 강기탁 씨가 제작한 LP 레코드 포스터였다. 그의 작품 일부는 다른 동네서점 등에서 팔지만 그의 작품 모두를 다루는 곳은 이곳뿐이라고 구 씨는 강조했다.그는 그러면서 일본어는 하나도 모른다고 했다. 시티팝의 음색과 가벼운 리듬감이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한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한참 들으니 1980년대 가요도 섞여 나온다. 손님의 마음을 편하게 하겠다는 의도에 맞게 잔잔한 힐링을 소재로 한 에세이집이 많다. 구 씨는 "위로가 되는 책들을 고른다. 또 표지가 예뻐야 한다. 책은 제품이 아닌 작품이다. 책이 있으면 인테리어가 따로 필요없다"고 했다.입구에서 손님을 맞던 고양이 두 마리는 개업 초기부터 함께 했다. 손님들은 책을 사러 왔다기보다 칵테일 한 잔 마시고 '레몬'과 '라임'이라는 두 수컷 고양이와 노는 데 시간을 더 쏟는다. 마음을 내려놓고 머무는 곳이라는 네이밍에 무리가 없어 보였다.

2021-02-01 11:38:44

최재수 기자의 클래식 산책<5> 소나타와 소나타 형식

클래식을 감상하다보면 음악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일반인에겐 다소 생소한 '소나타'(sonata)란 용어를 접하게 된다. '피아노 소나타', '바이올린 소나타' 등 악기 명 다음에 따라 붙는 '소나타'가 그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소나타 형식'(sonata form)이란 게 있다. 그럼 '소나타'와 '소나타 형식'의 차이는 무엇일까?결론적으로 말하면 '소나타'와 '소나타 형식'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인간의 목소리가 최고의 음악으로 인정받던 문예 부흥기(16세기) 때까지 기악은 성악곡의 반주 역할 정도였다. 하지만 17세기 바로크 음악이 시작될 무렵부터는 기악이 성악에서 분리되면서 모든 기악곡을 통틀어 가리키는 '소나타'가 탄생한 것이다. 따라서 소나타는 성악곡을 뜻하는 칸타타(Cantata)의 반대 개념, 즉 '기악곡'으로 생각하면 된다. 소나타는 보통 2악장 이상으로 이루어져 있다.'소나타 형식'은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고전파 시대에 의해 완성됐다. 이 고전파 시대는 서양음악사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끼친 시기로, 고전음악을 '클래식'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된 이유가 바로 이 '소나타 형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소나타 형식은 '제시부', '전개부'(또는 발전부), '재현부' 등 3개 부분으로 나뉜다. 피아노 소나타나 바이올린 소나타 같은 곡 제목 자체가 소나타로 되어 있는 곡뿐 아니라,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소나타라고 할 수 있는 교향곡, 독주악기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소나타인 협주곡, 여러 명의 연주자가 다른 선율로 앙상블을 이루는 소나타인 실내악 등의 작품에서 하나의 악장을 구성할 때 사용되는 표준 형식을 가리킨다.'제시부'에서는 두 개의 상반된 분위기의 주제 선율을 제시한다. 일반적으로 먼저 제시되는 선율, 즉 제 1주제(남성적)가 곡 전체의 흐름을 주도하고 이어 대조적인 분위기의 제 2주제(여성적)도 함께 제시된다. 이 둘이 합쳐져 하나의 완성체가 된다. 이 두 주제 선율은 '전개부'에서 서로 얽히고 변형되면서 자유롭게 발전하며 전개된다. '재현부'에 이르면 두개의 주제 선율이 같은 조성으로 재현되면서 두 주제 간의 대립성이 해소되며 완결된다. 이런 소나타 형식은 교향곡, 협주곡의 1악장이나 마지막 악장에 사용된다.'소나타', '소나타 형식' 개념을 이해했다면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관문을 넘어 섰다고 볼 수 있다.

2021-02-01 11:38:32

갤러리 여울 대관전 '임상기-LOVE시리즈'

갤러리 여울 대관전 '임상기-LOVE시리즈'

대구 갤러리 여울은 7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 및 각종 아트페어에 참여해온 임상기 작가의 대관전 'LOVE 시리즈'전을 16일(화)부터 22일(월)까지 연다.이번 전시는 이전의 회화작품과는 다르게 사랑의 관례로 맺어진 두 사람의 얼굴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1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임상기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망과 배려, 친밀감 등 따뜻한 사랑을 담은 두 사람의 얼굴을 강조하며 대상 명암 색채들을 단순화한 평면을 층층이 반복적으로 쌓아 2차원 평면 위에 3차원 입체를 구축하고 있다. 053)751-1055

2021-02-01 11:37:57

수창청춘맨숀 어반아트뮤지엄 '삶과 함께하는 공공미술'

수창청춘맨숀 어반아트뮤지엄 '삶과 함께하는 공공미술'

대구시 중구 수창동에 자리한 수창청춘맨숀이 올 9월 30일(목)까지 건물 내·외벽에 조형물을 전시한 '어반아트뮤지엄'을 선보이고 있다. 수창청춘맨숀은 옛 KT&G 연초제조창 직원들의 관사로 있던 아파트를 리노베이션한 청년복합문화공간으로, 건물 곳곳에서 보물찾기를 하듯 작품들을 찾아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삶과 함께하는 공공미술'을 취지로 진행 중인 이 전시엔 코디네이터 임영규를 중심으로 도근기 서현규 전지인 정한교 최영환 정연지 김석화 김시원 등 8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수창청춘맨숀 주 출입구인 A동 1층 현관 옆에는 박스와 테이프를 이용한 최영환의 'No Winter'를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박스를 이용, 재활용할 수 없게 테이프로 포장함으로써 '지금은 쉽게 접할 수 있는 물건이나 친숙한 것들을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지고 있다.야외 다목적마당에는 도근기의 '시그널-잠수함 토끼'와 정한교의 '현실과 모순'을 볼 수 있다. 도근기는 위험신호를 보내는 시그널 작업을 통해 우리 삶의 목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고 동시대의 사회적 문제를 환기시킨다. 정한교는 인간과 기술의 조화로운 상생을 위한 이상적 자연물로 상어를 설치했다. 상어의 가장 기능적 구조인 아가리에 교정기를 설치함으로써 현대문명의 발전이 자연과 조화로운 관계에서 인간을 돕는 수단이라는 결론을 전하고 있다.공원으로 가는 길목에는 서현규의 '새로운 시작'이 있다. 평면회화를 입체로 구현한 작품으로 평면 속에 있을 공간조형에 대한 확장성을 표현하고 있다. 입차 차단기 앞 전지인의 '능놀다'는 '천천히 쉬어가며 일하다'의 순 우리말로, 웅크린 자세의 형태들이 느린 속도로 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하면서 쉼에 기댄 이다음에 대한 기대를 주고 있다.건물 내부 계단과 복도에서는 정연지의 작품을 만난다. 작가는 사라져가는 공간들의 풍경을 다양한 형식으로 재현하고 이를 기록하는 작업을 통해 돌아갈 곳을 잃어버린 채 정신적 홈리스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상을 드러내고 있다.B동 뒤편 테라스에는 김석화와 김시원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김석화의 'Moon-with life'에 등장하는 달은 쳇바퀴 같이 돌아가는 삶을 살아내야 했던 작가에게 꿈을 꾸게 한 유일한 자연이다. 팬데믹 상황에서 달을 거울로 오브제 삼아 작가는 희망을 가지려는 의지를 드러내고자 하며 달의 생성과 소멸처럼 삶도 순환하고 코로나19도 언제가 사라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김시원의 'Drive'는 명품 브랜드와 이미지를 동경하는 현대사회에 내재된 인간의 욕망이 물질적 값어치 이상의 견고한 예술적 가치를 만들어내 왔다면서, 물질로 평가되는 시선과 예술적 가치를 찾으려는 욕구 사이의 양면성을 '고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김향금 수창청춘맨숀 관장은 "예술이 가장 아름답게 구현되는 순간은 삶에 녹아날 때"라며 "공공미술은 일상의 생활 공간에서 마주하게 되는 예술작품들로 지역사회가 공유하고 향유하는 예술이기에 그 역할 더 중요하다"고 했다. 053)252-2570

2021-02-01 11:37:31

"KBS1 라디오 아나운서, 北·여당 비판 뉴스 등 삭제…편파방송 사례 추가 발견"

"KBS1 라디오 아나운서, 北·여당 비판 뉴스 등 삭제…편파방송 사례 추가 발견"

KBS노동조합(1노조)이 KBS1라디오 아나운서의 뉴스 편파방송과 비슷한 사례를 20건 추가로 발견했다고 1일 밝혔다.1노조는 이날 'KBS1라디오 편파 왜곡방송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김모 아나운서가 큐시트에 배치한 기사를 삭제하고 방송하지 않은 사례 6건, 기사 중 일부를 삭제하고 방송하지 않은 사례 10여건, 원문 기사에 없는 내용을 자의적으로 추가해 방송한 사례 1건, 기사 삭제로 큐시트를 임의로 변경한 사례 수건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1노조는 앞서 김모 아나운서가 오후 2시 뉴스에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사건 소식을 전하면서 야당 의원이 제기한 '봐주기 수사' 의혹 부분을 읽지 않았다며 방송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1노조는 "김모 아나운서는 주로 청와대 주요 인사에 대한 검찰조사 뉴스, 북한의 무력시위 동향이나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담긴 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 뉴스, 해외 한인 교포의 코로나19 사망 뉴스를 삭제했다"고 지적했다.KBS는 이에 대해 "1노조가 공개한 자료의 진위를 포함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KBS는 앞서 김모 아나운서가 이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 소식을 생략한 것은 코로나19 뉴스를 충실히 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KBS에는 현재 3개 노조가 있다. 조합원이 가장 많은 진보 성향의 민주노총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2노조로, 보수 성향의 KBS노동조합과 KBS공영노조는 각각 1노조와 3노조로 불린다.

2021-02-01 11:06:20

[오늘의 역사] 1019년 2월 1일  강감찬 거란을 박살내다

[오늘의 역사] 1019년 2월 1일 강감찬 거란을 박살내다

1019년(고려 현종 10년) 2월 1일, 강감찬 장군이 귀주에서 거란군을 크게 무찔렀다.거란은 고려에 국왕이 직접 인사를 올 것과 강동 6주를 돌려 달라며 장군 소배압에게 10만 대군을 주어 침공했다. 그러나 고려의 수도 개경 부근까지 쳐내려 오는 동안 큰 타격을 입은 거란이 견디지 못하고 쫓겨 갈 때 강감찬 상원수와 병마판관 김종현이 청천강 유역 귀주에서 거란군을 거의 전멸시켰다.

2021-02-01 06:30:00

우손갤러리 로라 랑캐스터 'Inside the Mirror'전

우손갤러리 로라 랑캐스터 'Inside the Mirror'전

검은 색과 회색이 뒤섞인 인물상에 붓놀림은 거침이 없다. 인물상 또한 형태가 매끄럽지 않고 반구상이나 추상화에 닿아있다. 언뜻 보아 여인임을 겨우 인지할 정도로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다른 그림엔 여러 인간군상이 모여 있다. 빠른 붓질 탓인지 몇몇 곳의 화면에 물감이 흘러내린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전시장에 들면 정면 벽에 있는 대형 그림은 위쪽은 여인의 상반신이 컬러로 제작됐고 아래쪽은 온통 검은색으로 짙은 어둠에 묻혀있다. 마치 두 작품을 이어 붙인 듯한 그림은 하나씩 떼어내고 제각기 또 다른 작품으로 여겨질 정도이다.대구 우손갤러리가 열고 있는 영국 여류작가 로라 랑캐스터(Laura Lancaster·42)의 개인전 'Inside the Mirror'(거울 속으로)전의 풍경이다. 2014년 국내 첫 전시에서 탁월한 회화적 관능미를 선보였던 로라 랑캐스터가 한층 성숙한 작품으로 두 번째 개인전을 대구에서 열고 있다.이번 전시에서 로라 랑캐스터는 자아와 타자와의 만남이 일어날 수 있는 영역으로서 서구 미술사에서 오랫동안 상징적 의미로 사용됐던 '거울'을 그녀의 그림에 끌어들였다. 특히 이번 전시에 출품된 '큰 거울이 달린 화장대 앞에 서 있는 여인'이라는 작품은 거울을 통해 그림 속 인물은 사진처럼 복제되고, 관람객은 그림 밖의 현실 세계에서 그림 속 인물의 실제 뒷모습과 거울에 비친 복제된 앞모습의 양면을 모두 보게 그려져 있다.다시 말하면 3인칭 관찰자로서 관람객은 '그림 속 현실'과 그림 안 '거울 속의 가상현실' 및 관람객이 실재하는 '현실의 공간'이라는 각기 다른 세 개의 현실을 목격할 수 있다.이는 다름 아니라 로라 랑캐스터의 회화가 과거와 현재, 역사와 기억, 나아가 자아와 타자 사이를 오가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며 망설임 없이 놀린 대담한 붓질은 거의 형태를 알아보기 힘든 추상표현주의에 가깝다.하지만 구체성을 잃은 대상은 추상과 구상의 모호한 영역에서 기억과 상상 사이의 넘나들며 오히려 수많은 대상의 가능성과 맞닿아 있고, 이런 가운데 '거울'이라는 메타포는 단지 대상을 복제하거나 투영하는데 거치지 않고 가상과 현실의 거리를 조절하면서 관람객을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줌(렌즈) 역할을 하고 있다.재미있는 건 로라 랑캐스터는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나면서부터 거울을 들여다보듯 자신과 똑같은 언니의 존재를 일정한 거리에서 바라보며 스스로를 관찰해왔다고 전한다. 아마도 이러한 삶의 조건이 그녀의 회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거장들의 작품이 단순함에서 힘을 보이듯 로라 랑캐스터의 회화도 그 그림 내부에 잠재된 수수께끼에 주목한다면 관람의 묘미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전시는 3월 5일(금)까지. 053)427-7736

2021-02-01 06:30:00

[노동일의 이른 아침에] 법관 겁박용 탄핵 안 된다

[노동일의 이른 아침에] 법관 겁박용 탄핵 안 된다

우리 헌법은 법관이 탄핵 소추 대상임을 명시하고 있다. 법관은 징계 처분으로 파면할 수 없도록 한 대신 국회 탄핵으로 견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이 불거졌을 때 나는 법관 탄핵 추진이 정도라는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검찰 수사 대신 법원의 조사로 진상 파악을 우선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법원 징계나 국회가 탄핵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법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나쁜 선례가 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법원의 재판 과정이 검찰 수사와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하지만 김명수 대법원장은 검찰 수사 의뢰를 선택했다. 문재인 정부의 기대(?)대로 전직 대법원장과 대법관 등 숱한 법관들이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되었다. 현재까지 결과는 신통치 않다. 기소된 법관들이 대부분 무죄로 판명나고 있다. 당연히 사법 적폐 청산을 외쳤던 여권의 불만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이 임성근 판사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오늘 탄핵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한다. 법관 탄핵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와 재적 과반의 찬성으로 가결된다. 야당은 존재가 없고 반대 여론은 무시하면 그만이다.그러나 같은 편의 환호와 박수가 요란할수록 반대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선 무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을 다시 탄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임 판사를 무죄로 판단한 1심 판결문에서 '헌법 위반' 사실을 적시했다는 게 탄핵 추진의 명분이다. 탄핵은 '중대한' 헌법 위반이 있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판례를 감안할 때 판결에서 말한 대로 경미한 헌법 위반은 탄핵 사유가 되기 어렵다. "탄핵 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친다"는 헌법 조문을 보아도 실익이 없다. 2월 말 예정된 임 판사의 퇴직 전 헌재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희박한데도 탄핵을 강행하는 것은 다른 이유를 의심케 한다.최근 여권에 불리한(?) 판결 때마다 여권 지지자들의 법관 탄핵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탄핵이라기보다 판결에 대한 불만 표출이다. 최강욱 의원의 유죄 판결,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판결, 정경심 교수 유죄 판결 등이 그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에 대해 잇따라 제동을 건 법관들도 이들에게는 사법 적폐의 대상이다.멀리 가면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법관들을 대상으로 한 유무형의 압력도 마찬가지다. 김 지사 유죄 판결 후 법정구속한 성창호 판사를 기소하여 법정에 서게 한 것이 오비이락인지 의구심이 든다. 실익이 없는 임 판사에 대한 탄핵 추진이 다른 법관들의 주의를 환기(?)하기 위한 게 아닌지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다.'검찰개혁'이 '사법개혁'으로 옮겨가는 것도 이상 조짐이다. 지난 재판들보다 향후 예정된 재판을 더 의식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조국 전 장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에 대한 재판 등이 대기 중이다. 어떤 명분에서건 법원과 법관에 대한 겁박을 위한 탄핵 추진은 국민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최서원 씨 등에 중형을 선고한 것은 현명한 법관들이고,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결을 하는 경우는 적폐 판사들이란 말인가.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상원의원 결선 투표를 앞둔 조지아주를 방문하였다. 지지 연설에서 그는 자신의 개혁 추진을 뒷받침하기 위해, 혹은 공화당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민주당 후보를 뽑아 달라고 하지 않았다. "의원들이 대통령에게 충성하도록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그들이 충성할 것은 오직 헌법과 법률 그리고 이 나라의 국민입니다." 조지아주 연방상원 2석을 모두 민주당이 석권한 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원 덕분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은 의원들이 충성할 대상이 대통령도 정당도 아닌 국민임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의미가 있다.탄핵을 추진하는 우리나라 의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그것이다. 당신들이 충성할 대상은 대통령이 아닙니다. 당도 지지자들도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률, 그리고 전체 국민입니다.

2021-01-31 21:30:00

수성아트피아 "지역 예술인과 함께 명품 공연으로 코로나 극복"

수성아트피아 "지역 예술인과 함께 명품 공연으로 코로나 극복"

수성아트피아가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올 한해 지역 예술인 중심의 명품 콘텐츠 제작으로 지역 예술인에게 힘을 실어준다.수성아트피아는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지역 예술인들을 위한 '예술인 氣 살리기 프로젝트 시즌Ⅱ'를 제작한다. 4월부터 6월까지 공연 30여 회, 예술인 150여 명을 지원할 방침이다.또 지역 예술인, 기획자, 감독과 협업해 위드 코로나 상황에 맞춘 온택트(비대면) 사업을 선보인다. 지역 최초로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춘 '온라인 스튜디오 사업'도 시행한다. 공연장을 스튜디오로 사용해 지역 예술인을 대상으로 뮤직비디오와 음원을 제작할 계획이다. 예술가와 관객이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는 콘택트(대면) 공연도 펼친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솔리스트를 지원하는 사업인 '아티스트 인 대구' 시리즈 공연엔 소프라노 김은형, 쓰리테너 로만짜(김동녘, 노성훈, 박신해), 바이올리니스트 나윤아, 피아니스트 김종현, 타악기 연주가 박혜지, 피리 연주가 김세현, 한국무용가 손혜영이 무대에 오른다.수성아트피아는 2007년 개관 때부터 하고 있는 프로그램 '마티네콘서트'도 내용을 더욱 알차게 운영할 계획이다. 마티네콘서트는 3월부터 9월까지 홀수 달 두 번째 목요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3월 바리톤 이응광의 '봄의 세레나데'를 시작으로 5월 피아니스트 박종화의 '베토벤과 쇼팽', 7월 첼리스트 김가은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9월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윤정의 '생상과 프랑크'로 관객과 만난다. 14년간 이어온 수성아트피아의 명품시리즈는 기존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 공연과 함께 지역 예술가들의 명품 공연까지 두 방향으로 진행된다. '선우예권 피아노 리사이틀'(2월 5일)을 시작으로, 형제 피아니스트 '임동민&임동혁 듀오 리사이틀'(3월 5일), 국립발레단에서 15년간 수석무용수를 지낸 발레리나 '김주원의 탱고 인 발레'(6월 4~5일),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의 대구 첫 리사이틀'(6월), '빈국립오페라앙상블'(7월)', '셰쿠 카네 메이슨 첼로 리사이틀'(10월 8일)' 등을 선보인다. 그리고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과의 공동 공연 제작, 오펀스튜디오 오디션 등의 교류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정성희 수성아트피아 관장은 "위드 코로나 시대인 만큼 지역 예술인에게 초점을 맞춰 연간 기획공연을 구성했다"면서 "시대를 이끌어가는 예술, 시대를 추억할 수 있는 감동을 선사하고, 코로나19의 장기화에 지친 시민에게 예술로 위로할 수 있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다가가겠다"고 했다.

2021-01-31 06:30:00

강아지 파양 논란 박은석, '나혼자산다' 편집없이 방송

강아지 파양 논란 박은석, '나혼자산다' 편집없이 방송

배우 박은석이 반려동물 파양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가운데, MBC '나 혼자 산다'가 편집 없이 예정된 방송분을 그대로 방영했다. 박은석 뿐 아니라 그가 현재 키우고 있는 상아지 몰리도 편집없이 등장했다.29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박은석의 싱글 라이프가 그려졌다.앞서 반려동물 파양 논란이 커지며 박은석은 파양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그가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하는 모습이 그대로 방영됐다. 박은석은 양평에 위치한 전원주택에서 생후 3개월 골든리트리버 몰리와 스핑크스고양이 모해, 모하니와 함께 살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박은석은 몰리가 배변 훈련에 성공하자 크게 기뻐하고 자신의 숨은 명소를 산책하다 강아지를 떠올리며 "나중에 몰리가 크면 같이 산책갈 것"이라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지난주와 사뭇 달랐다. 반려동물 상습 파양 논란이 벌어졌던 만큼 다소 비판적인 반응들도 이어졌다.앞서 박은석은 지난 22일 방송된 '나 혼자 산다'에서 반려견·반려묘와 함께 출연한 뒤 동창이라 밝힌 A씨로부터 상습 반려동물 파양 의혹을 받았다. A씨는 "여자친구가 마음에 안 들어 해서 비글을 작은 개로 바꾸었다며 무심히 말하던 동창이 1인 가구 프로그램에 고양이 두 마리와 3개월 된 강아지 키우고 있다며 나오니까 진짜…그 작은 개는 어쩌고…"라고 의혹을 제기했다.이에 박은석과 소속사는 미치 못할 사정으로 반려동물을 다른 집에 보냈다며 해명했지만,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자 박은석은 자신의 SNS를 통해 파양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를 남겼다.

2021-01-30 12:04:17

[책]더 똑똑한 결정을 위한 넛지

[책]더 똑똑한 결정을 위한 넛지

더 똑똑한 결정을 위한 넛지/ 랠프 L.키니 지음/ 조미현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당신이 S자 커브가 연달아 이어져 있는 경치 좋은 해안가를 낀 도로를 달린다고 치자. 문제는 커브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운전자들이 감속 경고 표시를 보지 못해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는 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당국은 커브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운전자로 하여금 감속 경고 표시를 보게 하고, 곧 이어 도로 위에 그려진 하얀 선들을 마주하게 한다. 그런데 이 하얀 선들은 처음엔 간격이 고르지만 가장 위험한 커브 구간부터는 선들의 간격이 좁아짐에 따라 속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자연히 운전자는 브레이크에 발을 올리게 되고, 커브의 정점에서 감속함에 따라 사고의 위험도 줄게 된다. 이런 경우 당신은 '넛지'(Nudge)를 당하고 있는 셈이다.'쿡 찌르기'란 뜻을 가진 '넛지'는 2008년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이 낸 책 이름이기도 하다. 인간의 사고방식과 사회의 작동원리에 대한 고찰과 함께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에 대한 서술로 독서계의 인기를 끌었다.이 책은 저자는 다르지만 '넛지'의 확장판이다. 사람들은 당장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선택들, 즉 어렵고 빈도가 낮으며 적절한 피드백이 제공되지 않고, 선택과 경험 간 관계가 분명하지 않은 선택들을 마주치게 될 때 적절한 '넛지'를 필요로 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자기 통제 없이 무심하게 어떤 선택이 이뤄졌을 때 일련의 나쁜 결과들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존에 소개된 '넛지' 개념이 정부 기관이나 단체 등 권력기관이 다른 의사 결정자가 선택해야 할 대안을 제시하는 책임을 지는 결정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책의 '넛지' 개념은 자신의 결정에 어떻게 활용할지 알려준다. "더 나은 결정을 내리도록 자신에게 '넛지'하라"가 이 책의 주제다.결정 혹은 선택은 당신이 원하는 삶을 추구하는데 중요하다. 우리는 근본적인 의사결정기술을 학습하기보다 각자의 시행착오에 의해 의사결정방식을 배워왔다. 이에 저자는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저자는 '가치를 파악하고 이해하라' '대안을 창출하라' '결정기회를 파악하라' 등 결정 노하우를 알려주면서 실질적 아이디어와 절차를 제시하고 있다.저자는 현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학원 명예교수이며 의사결정학, 위험분석 등이 전문 분야이다. 368쪽, 1만9천500원

2021-01-30 06:30:00

[임종대의 우리나라 고사성어] 우혁좌초(右革左草)

[임종대의 우리나라 고사성어] 우혁좌초(右革左草)

'우혁(右革)'은 오른발에 가죽신이고, '좌초(左草)'는 왼발엔 짚신이란 뜻이다. 임제(林悌1549~1587)는 대문장가로 동인(東人)과 서인(西人)의 붕당 폐해를 신발로 풍자했다. 임제의 본관은 나주(羅州)요 호는 백호(白湖)로, 교속(敎束)에 매임이 없다고 '연암집(燕巖集)'에 전한다. 병마절도사(兵馬節度使) 진(晉)의 아들로 조부(祖父) 붕(鵬)은 승지부윤(承旨府尹)을 지냈으며, 중부(仲父) 복(復)은 선초에 박사(博士)로 백호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백호는 1577년 어머니가 그토록 바라던 과거에 급제하여 제주목사 아버지를 찾아뵈었다.예조정랑(禮曺正郞)과 지제교(知製敎)를 거쳐 31세에 평안도사(平安都事)로 임명됐다가 임기를 마치고 병증으로 객사에 머물렀다. 문인들이 모여 시회(詩會)를 열었는데 '부벽루상영록'이다. 기록에는 사대부가 황진이 묘 앞에서 시를 읊어 벼슬을 거두었다고 나오는데 사실과 다르다. 백호는 호방한 성격에 '스스로 바르지 못한 마음은 자신을 해친다면서, 쇠의 녹이 쇠에서 생긴 것이지만 쇠를 먹듯 나쁜 생각은 스스로를 해친다' 했다. 임찬일은 '임제 소설'에서 바람이 그냥 스쳐가는 것 같지만 산야의 생명을 길러 내고, 물은 땅위의 많은 생명을 성장시켜 놓는다. '하늘이 나를 불러 세상에 보낼 적에 몇날 며칠만 다녀와라. 몸 받아 살 때 사랑부터 하라. 미움까지도 사랑으로 접어 살라. 삶을 꽃으로 피워 살고, 죽은 뒤엔 향기로 남으라. 눈꺼풀이 내려지면 이승에서 깨달을 수 없는 잠을 까치가 입에 물고 하늘로 오르리라' 하였다.당시 '소중화(小中華)' 사상에 휩싸여 '천자는 신성한 존재'로 여겼다. 백호는 '중국 상고에 태어났다면 그까짓 돌림천자(輪番天子) 쯤은 몇 번도 했다'면서 오호(五胡)와 북적(北狄), 남만(南蠻), 서융(西戎)이 각각 황제라 칭하는데, 우리 조선(朝鮮;東夷)만 못했다. 반도에서 옹졸하게 살 바에야 산들 무엇하며 죽은들 무슨 한이 있겠느냐? '내가 죽은 뒤에 곡을 하지 말라' 사후불곡(死後不哭)을 당부했다.백호는 보수철학에 갇혀 기득권이 신음하는 백성들을 못 본체 하자, 작품을 통하여 검은 구름사이로 쏟아내는 햇살처럼 붕당의 빗장을 걷어내라고 외쳤다. 막 입문한 유생들까지 붕당에 뛰어들자 정으로 바위를 쪼개듯 '수성지'와 시문을 통해 피맺히게 호소했다.어느 날 백호가 말을 타고 외출을 하는데 오른발에는 가죽신을 신고, 왼발엔 짚신을 신는 것이었다. 마부가 이를 보고 깜짝 놀라서 말했다."신발이 제짝이 아닙니다."그러자 백호가 조용히 말했다."모르는 소리 마라. 오른쪽에서 본 사람은 내가 가죽신을 신었다고 할 것이고, 왼쪽에서 본 사람은 짚신을 신었다고 할 것이다. 그러니 누가 짝이 맞지 않는 신을 신었다고 하겠느냐? 사람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 생각하는데 그것이 크게 잘못된 것임을 깨우쳐 주기 위한 것이다."가죽신은 동(東)인, 짚신은 배고픈 서(西)인이다. 짚신은 오합혜(五合鞋)와 촘촘하게 삼은 십합혜(十合鞋)가 있다. 십합혜는 큰길을 걷고 오합혜는 느슨하여 산길을 걸을 때 벌레가 밟혀 상하지 않게 하려는 배려의 마음이었다. 그런데 기득권자들의 마음은 하층민에 대한 배려가 그림의 떡이었다.(사)효창원7위선열기념사업회 이사

2021-01-30 06:30:00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④대구의학전문학교잡지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④대구의학전문학교잡지

2020년 2월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구를 덮쳤을 때 위기의 최전선에서 대구를 지킨 것은 대구의 의료진이었다. 그들 자신과 가족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 시절의 우리는 우리 자신의 두려움과 고통이 너무 커서 그들의 두려움과 고통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코로나 직격탄에서 가까스로 벗어나고 나서야 사람들은 대구 의료진의 희생과 용기에 대해서, 그리고 그 힘과 의지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에 대해 돌아보기 시작했다. 경북대학교 의학도서관에 소장된 '대구의학전문학교잡지'에서 어쩌면 그 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대구의학전문학교잡지'는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전신인 대구의학전문학교에서 1939년에 창간된 전문학술지이다. 경북대학교 의학도서관 소장본을 제외하고는 일본 도쿄대학교 의학도서관에 귀중본으로 특별 소장되어있는 것이 현재 남아 있는 책 전부이다. 지금은 아무도 이 책의 존재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지만 이 책에는 현재 대구 의료의 힘의 연원을 읽을 수 있는 근거가 들어있다.학술지 '대구의학전문학교잡지'는 대구의학전문학교에서 발족한 '대구의학전문학회' 회원의 의학연구논문과 임상경험사례로 이루어져 있다. 식민지 말기 물자 부족으로 여타 잡지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폐간되던 시기였는데도 이 잡지는 1942년 폐간까지 한 번의 결호없이 발행되었다. 연구인력과 자금력이 그 정도로 풍부했던 것이다. 도쿄제국대학 의학부 내과 교수 출신의 가미무라 나오미를 비롯해서 교토제대, 규슈제대 등 제국대학 의학부 출신의 엘리트 교수진에, 삼 백 명이 넘는 졸업생이 연구와 진료 방면에 진출해 있었으니 연구역량은 풍부했다.잡지 매호마다 기입된 수십 명의 기부금에 정기회비까지 더해져서 연구와 회지 발행을 위한 자금도 계속 모이고 있었다. 여기에 더하여 정부로부터의 지원도 있었다.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모든 조건이 구비되었으니 결과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결과를 보고하기 위한 학술지는 필수불가결한 존재였다. 말하자면 '대구의학전문학교잡지'는 대구의학전문학교 의료진이 진행한 의학연구 발표의 장이었던 것이다.이들 의료진은 자신이 속한 대구지역에 대한 책무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잡지에 실린 의학논문 중에는 1938년 대구를 휩쓴 소아마비 발생 추이, 1940년 대구 수세식 변소 위생 상황, 1940년 대구사람들의 장내 기생충 연구 등 대구관련 연구도 있있다. 연구진들은 유행질병과 비위생적 환경으로부터 대구를 지켜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연구진이 일본인인가 조선인인가를 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의료에 '차별'은 없기 때문이다.이와 같은 연구가 대구의 환경을 개선하고 사람들 삶의 질을 높이는 데에 어느 정도 기여를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연구진들이 식민지 말기 불안정 사회상황 속에서도 쉬지 않고 인간을 질병에서 구하기 위해서 연구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만은 분명하다. '대구의학전문학교잡지'에는 식민지 시기 대구의 현실과 의료의 영역에서 대구를 지키고 있던 의료진의 노력이 들어있다. 2020년 대구를 덮친 코로나 위기상황에서 대구의료진이 보여준 눈물겨운 헌신과 노력은 바로 이와 같은 오랜 정신적 연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김용선·정혜영 경북대 교수

2021-01-30 06:30:00

[책]대가야 고대국가론

[책]대가야 고대국가론

대가야 고대국가론 / 김세기 지음 / 학연문화사 펴냄 이 책은 562년에 멸망한 '대가야'가 '고대국가'로서의 체제를 갖췄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일반적으로 고대국가의 발전단계를 성읍(읍락)국가-연맹왕국-고대국가로 보는데, 학계에선 대가야는 고대국가로 발전하지 못하고 '연맹왕국' 단계에서 멸망했다는 것. 저자는 "왕권의 세습과 전제화, 부족세력의 해체와 이에 따른 통치조직으로서의 부체제 성립, 관료제의 실시와 중앙집권화, 군사력의 강화와 영역의 확장 등을 고대국가로의 성립요건로 든다"며 "대가야는 왕권의 세습이 인정되고, 부체제를 통한 지방조직의 성립, 중앙관제, 영토 확보, 군사력, 국제관계 등으로 볼 때 남제에 사신을 파견하는 479년 이후, 5세기 중후반에는 고대국가 체제를 이룩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책은 제1장 '가야와 대가야', 제2장 '대가야 고대국가론', 제3장 '대가야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 등 전체 3장으로 구성돼 있다. '가야와 대가야'에서는 자료를 중심으로 가야의 개념과 영역을 살펴보고, 묘제(墓制·묘에 대한 관습이나 제도)를 통한 가야 사회의 이해, 가야의 순장과 왕권을 통한 대가야의 위상, 호남 동부지역과 대가야, 낙동강 중상류지역의 여러 가야와 대가야를 살펴보았다.'대가야 고대국가론'에서는 대가야의 발전단계와 주변의 여러 나라와의 관계, 대가야 양식 토기의 확산과 대가야문화권의 형성, 고분의 전개양상, 고령 지산리고분군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살펴보고, 이들을 종합해 대가야가 고대국가를 형성하는 과정과 증거를 제시했다.'대가야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에서는 대가야 왕릉 발굴내용을 통해 대가야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 정신세계를 살펴본다. 특히 우리나라 고분 중 순장자가 가장 많은 대가야 순장을 오늘날의 제도와 비교해 인문학적으로 해석했다.저자는 끝으로 대가야문화재의 활용과 계승방향을 제시해 대가야의 학문이 전문 학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하는 것임을 강조했다.계명대 대학원에서 문학(고고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 김세기는 대구한의대 행정처장, 학생처장, 박물관장,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영남고고학회장, 대구시 문화재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고분 자료로 본 대가야 연구', '대가야의 고분과 산성'(공저), '가야문화권 실체 규명을 위한 학술연구'(공저) 등이 있다. 현재 한의대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460쪽, 3만5천원

2021-01-30 06:30:00

[책 CHECK ] 달의 물방울

[책 CHECK ] 달의 물방울

'異邦人의 강'(1990), '용지봉 뻐꾸기'(2004) 출간 이후 16년 만에 펴낸 이유환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시집에는 만남과 그리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민 등 서정성과 깊은 울림이 있는 65편의 시가 실려 있다. 김상환 문학평론가는 "이 시인의 시는 시상이 억지스럽지 않고 담연하면서도 감동의 진폭이 크다"고 평했다.시집 말미에는 용지봉(대구시 수성구 범물동)을 예찬한 산문 '용지봉 연가'가 눈길을 끈다. 이 시인은 "작은 것에, 사소한 것에, 소외된 것을 사랑하며 일상세계를 벗어나 낯선 경험, 싱싱한 감각, 자유와 구원, 생명, 치유, 서정을 회복하기 위해 시를 쓴다"고 썼다.이 시인은 1984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화원고·동문고 교장,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116쪽, 1만원

2021-01-30 06:30:00

[책CHECK] 슬픈 연대

[책CHECK] 슬픈 연대

강해림 시인이 네 번째 시집 '슬픈 연대'를 냈다. 시집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첫 시('그토록')부터 진득하게 시선을 잡는다. 임종을 앞두고 끝내 말문을 닫은 엄마의 눈빛에서 그의 살아온 세월과 불효를 읽는다. 엄마의 통점과 자식의 통점이 서로 만난다. 서글픈 감각의 연대, 슬픈 연대다.시인은 시집에서 삶의 본질을 체득해 나가는 과정에 침잠한다. 일상이라는 개별성에 주목하지만 단순한 감상 묘파에 그치지 않는다.시대와 호흡하는 시인의 태생적 의무에도 주저함이 없다. 코로나19라는 역병에 대처하는 현 시국의 자신과 공동체 안의 우리를 보며 인간 군상과 존재를 소묘처럼 그려낸다.시집을 내며 '아궁이에서 막 긁어낸 재를 짚수세미에 묻혀 손톱 밑이 까매지도록 닦고 닦았다'는 시인의 말이 무색하지 않다. 144쪽. 1만원

2021-01-30 06:30:00

[책CHECK] 처세의 인문학

[책CHECK] 처세의 인문학

'발전, 성장, 승부, 역전…'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 하는 데 이견이 없듯 바닥을 치고 오뚝이처럼 일어난 인생에도 대본은 없었다. 역경을 극복하고 벼랑 끝에서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진, 세칭 '성공한 이들의 무용담'이 책으로 나왔다.27년간 삼성화재에서 근무했던 이동신 씨가 재직하며 만난, 성공한 이들에 대한 기록이다. '전무후무한 칩거의 시대, 언택트 시대의 성장과 성공, 역전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며 호기롭게 나왔다.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역전과 성장을 이루고 성공하려면 시행착오를 줄이고,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을 찾아 나서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오솔길과 같은 법칙이 있고, 교과서 같은 이치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24쪽. 1만3천원

2021-01-30 06:30:00

[내가 읽은 책] 난설헌(최문희 글/ 다산책방/ 2011)

[내가 읽은 책] 난설헌(최문희 글/ 다산책방/ 2011)

재작년 11월, 강릉에서 군 생활을 하던 아들의 부대개방 행사가 있었다. 가기 전에 검색을 통해 아들과 좋은 추억을 쌓을 몇몇 곳을 알아보고 갔는데 그 중 한 곳이 허난설헌의 생가였다. 강릉에 가면 꼭 한 번 가봐야지 마음먹은 곳인데 아들 면회 핑계로 가 보게 되었다. 아마도 소설 '난설헌'이 이끈 게 아닌가 싶다. 소설 속에 자주 등장하는 솔밭을 걸으니 400여 년도 오래되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요즘 말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허난설헌은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란 유년과는 반대로 험난하기만 한 결혼 생활을 했다. "여자로 태어난 것과 조선에 태어난 것, 성립의 아내가 된 것"을 후회한다는 말을 했을 정도다. 스승 이달에게서 시를 배워 천재라는 소리까지 들었지만, 김성립과의 원만하지 못한 결혼 생활과 시어머니 송씨와의 고부갈등 등으로 그의 천재성은 결혼 생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소헌이도 나와 같은 삶을 이어 받겠구나…' 차별받아야 하는 여자의 운명을 걸머쥐고 나온 소헌이 그미는 한없이 가여웠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늘의 벽이, 어둠의 벽이, 남편의 벽이, 법도의 벽이 그미를 향해 점점 좁혀 들어오는 것만 같다.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려 젖을 빨고 있는 소헌의 이마에 툭 떨어진다."(201쪽)남성 중심의 제도권 안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온몸으로 경험하고 있기에 딸인 소헌을 안고 눈물을 흘린다. 조선은 똑똑한 며느리를 원하는 시대는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똑똑하면 남편의 앞길을 막는다고 생각하던 시대였다. 내세울 것도 잘난 것도 없는 김성립이 시대를 잘 만난 덕분에 그나마 결혼도 하고 가정도 꾸렸단 걸 400여 년 전에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백일홍은 맨살이다. 그래서 꽃 색깔이 저다지 진분홍인가. 있는 그대로 발가벗고 서 있는 나무… 그미의 눈가에 눈물이 핑그르르 어린다. 겹겹이 감추고, 숨기고, 억압하고, 그것만으로도 부족해서 순수한 본성까지도 작은 틀 속에 가두려는 제도와 인습이 문득 진저리쳐진다. 내 어찌 이 땅에 아녀자로 태어나 이 작은 틀 속에 갇힌 신세가 되었던고, 죽어 다시 태어나면 저 너른 중원천지를 말 타고 달리는 남정네로 태어나리라."(245쪽)이 책에서는 여러 대목에 걸쳐서 난설헌이 조선 땅에 아녀자로 태어난 것을 후회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 남정네로 태어났더라면 동생 허균과 더불어 문장가로 이름을 날렸을 것이고 더 많은 작품이 전해졌을 것이다. 박지원의 열하일기에도 중국에서 조선의 허난설헌 시를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다. 요즘으로 치면 작가와 작품을 해외에서 알아준다는 것이고 번역본까지 나온 경우가 아닌가.지구촌 곳곳에는 아직 남녀차별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는 곳이 많다. 사우디에서는 최근에야 여성에게 운전면허를 허가해 주었고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 등의 나라도 아직은 여성이 살아가기에 척박한 환경이 많다.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타고난 재능을 꽃피워 보지도 못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 시대를 잘못 타고 났다는 이야기를 대화 중에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어떻게 보면 행복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남긴 작품보다는 생애 위주로 된 이 소설은 난설헌을 더 깊이 알고 싶은 사람이 읽어보면 좋겠다.손인선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2021-01-30 06:30:00

[책] 세상의 골목

[책] 세상의 골목

세상의 골목 / 세계테마기행 지음 / EBS BOOKS 펴냄2008년 2월 25일 첫 방송 이래 1천500여회에 걸쳐 세계 곳곳의 이야기를 소개해온 현지 체험 여행기이자 교양 다큐멘터리 EBS '세계테마기행'을 책으로 만난다. 그 첫 번째 이야기로 세상 곳곳의 골목길을 들여다본다. '세상의 골목'은 세계테마기행에서 그동안 다룬 여행지들 중 골목 이야기를 모아 소개하는 사진집이다.이 책엔 그동안 둘러본 각 도시 골목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포르투갈의 몬샌토 마을은 거대한 화강암 때문에 큰 길을 낼 수 없어 아예 그 돌에 기대어 집을 짓고 길을 냈다. 그래서 이곳의 집들은 실제로 돌 옆에 붙어 있다. 중국 광시좡족자치구의 소수민족 마을은 고지대에 위치해 계단식 다랑논을 만들었고 그 사이로 좁은 골목이 생겼다. 이란의 마술레 지역은 좁고 높은 곳에 마을이 생기면서 집 위로 길이 나는 구조가 되었다. 마술레에서 골목을 걷는다는 건 누군가의 집 지붕 위를 걷는다는 뜻이기도 하다.독특한 모습으로 관광객과 현지인 모두에게 눈길을 끄는 골목에는 각자의 역사가 담겨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낭만을 얘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보카 지구는 사실 가난한 항구 노동자들이 이주해 살면서 배에 칠하고 남은 페인트로 집도 칠하면서 지금의 다채로운 색감을 지닌 골목으로 변모했다. 탄자니아의 잔지바르의 구도심은 오랜 기간 포르투갈, 오만, 영국의 지배를 받다 독립했던 영향이 남아 있어 골목길을 걷다 보면 아랍과 인도, 유럽의 혼재된 건축양식을 두루 볼 수 있다. 그렇게 각자의 한계를 극복하고 역사를 담은 골목들은 한 가지씩 교훈을 가지게 되었다.세상의 많은 골목들이 침략과 핍박을 피해 생긴 공간이기도 하다. 이란의 아비아네 사람들은 조로아스터의 믿음과 전통을 지키기 위해 이슬람의 박해를 피해 이곳에 모여 자신들만의 작은 낙원을 만들어 1,000년의 세월을 보냈다. 이란의 사르아카세이드 역시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 사이에서 안전한 곳을 찾아 첩첩 산골로 찾아들어 그곳에 좁고 복잡한 골목을 만들었다. 몽골군의 침략을 피하고 싶었던 이란의 칸도반 사람들은 화산 폭발로 원뿔 바위가 생긴 지역에 굴을 파 마을을 만들었다. 이들은 땅 한 뼘도 아껴가며 산비탈에 집을 짓고 길을 냈다. 그 골목에서 아이들은 놀고, 어른들은 일을 한다. 그래서 골목은 통로인 동시에 삶의 터전이다. 176쪽. 1만4천500원

2021-01-30 06:30:00

[반갑다 새책]쫓기지 않는 50대를 사는 법/이목원 지음/델피노 펴냄

[반갑다 새책]쫓기지 않는 50대를 사는 법/이목원 지음/델피노 펴냄

인생 반환점을 갓 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지면의 코너 명칭인 '반갑다 새책'처럼 이 책은 정말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다. 까닭인 즉, 살면서 한 두 번의 큰 굴곡을 겪은 50대 이상이라면 무한 공감대가 생기기 때문이다. 달랑 책 한권에서 뭐 그리 커다란 인생 이치와 깨달음을 거둘 수 있겠느냐만은 그래도 책을 읽는 동안 느끼는 공감과 무릎을 '딱' 하고 치게 하는 동병상련의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온다.인생 50을 넘으면 앞으로의 삶이 무척 당황스럽다. 한평생 매달린 직장에서는 불통의 아이콘에 꼰대소리를 듣고, 명예퇴직을 권고 받는다. 가정에서는 등을 돌린 배우자와 사춘기를 넘나드느라 엇나가고 무시하는 자녀로 인해 속앓이를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로하신 부모는 반대로 떼쟁이 어린아이로 변해 매 순간 힘들게 한다. 만일 이런 사례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50대 금수저 인생'을 자부해도 좋다.게다가 "철저한 준비 없이 50대를 맞이하면 지루하고 심심하고 불행한 인생 2막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경고는 지친 심신에 찬물 끼얹듯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뿐만 아니라 각 장의 소제목만 대충 훑어도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인생 후반기 살던 대로 살면 죽도 밥도 안 된다'부터 시작해서 '나만의 방식을 찾는 자만이 50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품 안의 자식을 놓아야 나도 성장한다' '가을서리의 마음으로 나를 엄격히 다스리자'에 이어 '몸을 편하게 하는 것은 몸을 망치는 지름길' '당분간 쉼이라는 불청객은 쫓아버려라' '말은 1분, 경청은 2분, 공감은 3번' 등등 구구절절 옳다.대구시청에 근무하는 저자는 또 "인생 후반기에 접어들면 심리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가운데 하나가 고독과 외로움이다"고 충고한다. 고독과 외로움은 인간 내면의 가장 밑바닥에 위치하고 있는 데 대개의 사람들은 이를 모른다. 이 둘의 감정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틀림없이 꼰대와 불통의 아이콘에 사로잡히게 된다. 오호 통재라!자! 이제는 선택의 시간이다. 당신은 고집스런 50대로 '살아있음'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유연하면서 주변과 어울리는 겸손한 50대로 '살아갈 것'을 택할 것인가? 288쪽, 1만5천500원

2021-01-30 06:30:00

[책CHECK] 힘 빼고 스윙스윙 랄랄라

[책CHECK] 힘 빼고 스윙스윙 랄랄라

정보와 공감, 위로, 재미까지 선사할 골프 에세이가 출간됐다. 골프에 대한 특별한 취미나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꾸밈없는 날것의 재미를 선사하는, 집콕이 불가피한 요즘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줄 만하다.이 책은 프로 골퍼가 저술한 골프 가이드북 같은 책이 아니다.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평범한 30대 아저씨인 저자가 반 강제로 골프를 시작하게 되는 계기와 3개월간 연습장에서의 연습을 거쳐 처음 필드에 나가기까지의 과정을 솔직담백하게 담아내고 있다.'나이스샷'을 꿈꾸는 초보 골퍼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는 미화도, 과장도 없이 유쾌한 문체에 실려 꾸밈없는 재미를 전한다. 운동을 계속하면서 느끼게 되는 삶의 변화와 부자(父子)간의 끈끈한 정까지 이야기 속에 녹여내고 있다. 200쪽. 1만2천원

2021-01-30 06:30:00

[책] "일단 앉아봅시다, 명상 한 번 해보자고요"… ‘책상 생활자의 요가’

[책] "일단 앉아봅시다, 명상 한 번 해보자고요"… ‘책상 생활자의 요가’

현직 소설가가 쓴 요가입문서다. 작가가 요가 강사를 겸직하고 있으니 작가의 명망으로 대충 써낸 책은 아니다. 글을 잘 쓰려고 시작한 요가가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자 사이드 프로젝트로 삼은 셈이다.달리기 마니아 무라카미 하루키가 달리기 입문서로 봐도 무리가 없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쓴 것과 결이 같다고 보면 무리가 없다. 2012년 단편소설 '팜비치'로 등단, '지극히 내성적인', '흰 도시 이야기', '메모리 익스체인지' 등을 낸 최정화 작가가 썼다.'힐링'을 주고받자는 에세이 전성시대에 나왔다. 작가는 "명상을 훈련하면서 겪은 다양한 삽질의 기록 정도로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요가와 명상의 성공담, 실패담을 담으니 부차적으로 초급자를 위한 요가 실용서 역할도 한다. 이 책을 보며 정확한 요가 자세를 따라할 수는 없겠으나 책 독파를 기점으로 요가를 시작할 수는 있다. 마음먹게 하는 책이다.책의 핵심 메시지는 '매일 명상을 해보자'는 것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은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해준다고 작가는 주장한다. 특히 매일 한다는 것에 대한 작가의 의미 부여는 신념에 필적한다. 그는 이렇게 썼다.'그것은 단지 성실한 태도나 반복된 습관을 의미하지 않는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음이다. (쓰고 있는 소설이 마음에 차지 않아도 일정 분량을 반드시 쓴다! 안 쓰는 대신 못 쓰면 된다!! 못 쓰는 것이 잘 쓰는 것보다 더 어렵다!!!) 기분이나 상황에 휘둘리지 않음이다.'요가는 명상으로 가는 과정이다. 작가도 명상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굳이 요가로 강제하진 않는다. 뭔가를 강제하는 것 자체가 명상에 방해가 되는 탓이다. 다만 명상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오히려 긴장될 수 있으니 몸과 마음을 비우고 호흡을 가다듬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해보라고 권한다.작가는 명상을 하기 힘든 이유를 '이제까지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여기서 얻게 되는 하나의 깨달음. 우리가 항상 잡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 머리가 비어 있어야 하는데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만화를 읽을 때처럼 편안하고, 소설을 읽을 때처럼 공감할 수 있도록 최대한 친근하고 단순한 명상책을 쓰고 싶었다며 작가는 손수 그림을 그려 넣었다. 작가의 분신처럼 보이는 사슴 한 마리가 등장해 독자가 이런저런 요가 자세를 이해하기 쉽도록 애쓴다. 정말이지, 그림동화책이라 우겨도 수긍할 만큼 그림이 많다.작가는 고난도 요가 자세를 설명하지 않는다. 매일 양치질하듯 3분간 앉아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 시작이며, 자세를 잡을 때는 힘을 빼야 한다고 조언한다. 억지로 뭔가를 하려 하면 신기하게도 몸은 그 반대 방향으로 튀어 오른다는 것이다. 목표점에 거의 다다랐을 때 인위적인 힘을 가하면서 균형을 깨뜨리는 우를 범하는 이들에게 던지는 조언이기도 하다.마지막으로 작가는 요가와 명상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요술램프가 아니라고 말한다. 명상을 하는 것은 일상생활을 잘하기 위해서이지 자체가 목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알맞게 적절한 방법을 찾아가면서 하면 된다고 조언한다. '책상 생활자의 주 5일 틈새 스트레칭(지콜론북 펴냄)'과 제목이 비슷하고 출간일에 큰 차이가 없어 세트로 검색된다는 게 뜻밖의 주의점이다. 128쪽. 1만2천원

2021-01-30 06:30:00

국학진흥원, 국내 최다 자료 소장 'K-기록문화 산실'

국학진흥원, 국내 최다 자료 소장 'K-기록문화 산실'

안동에 위치한 한국국학진흥원(이하 진흥원)이 국학자료 수집 20년 만에 56만 점을 보유, 국내 민간 국학자료 으뜸 기관으로 자리잡고 있다.특히, 민간에서 멸실·훼손되던 국학자료들을 수집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디지털화를 통한 문화유산 보존·관리의 새로운 'K-기록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진흥원은 2001년 국학자료 수집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20년 동안 해마다 2만 점 이상을 수집해오고 있다. 2021년 1월까지 56만여 점을 보유한 국내 최다 국학자료 소장기관으로 우뚝 섰다.진흥원은 2001년 능성구씨 백담종택에서 목판과 현판을 기탁 받으면서 국내 최초의 '자료기탁관리제도'를 선보였다.이 제도는 고택과 종가 등 민간이 소장하면서 훼손·멸실될 위기에 놓인 국학자료를 기탁받아 무상으로 관리해주는 것으로, 소유권은 기탁자에게 있고 진흥원은 관리와 보존을 대행하는 시스템이다.이 때문에 각종 문중과 고택에서 기탁이 이어졌다. 2004년 4월 10만 점, 2006년 6월 20만 점, 2010년 10월 30만 점, 2014년 10월 40만 점, 2018년 6월 50만 점에 이어 지금은 56만점을 보유하게 됐다.특히, 진흥원은 '유교책판' 6만4천226장과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52점을 2015년과 2017년에 각각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시켰고, '한국의 편액' 550점과 '만인의 청원 만인소'를 2016년과 2018년에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지역 기록유산에 등재시켰다.이 밖에도 국보와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와 시·도 유형문화재를 6천여 점 소장하고 있어 전체 소장자료의 12.56%가 문화재다.진흥원은 올해 지난해보다 25% 증액된 국비를 확보, 그동안 예산부족으로 추진하지 못했던 국학자료 디지털화사업을 더욱 탄력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조현재 국학진흥원장은 "앞으로도 민간에 방치돼 있는 국학자료를 수집해 안전하게 보존·관리하는 노력을 계속해나가겠다. 그러면서 소장 국학자료를 현대적으로 활용하는 일에도 앞장 서겠다"고 했다.

2021-01-29 17:01:45

도경완 아나운서 KBS와 작별…슈돌 하차? "아직 정해진 바 없다"

도경완 아나운서 KBS와 작별…슈돌 하차? "아직 정해진 바 없다"

도경완 아나운서의 사표가 공식적으로 수리되면서 입사 13년만에 KBS를 떠나게 됐다.KBS는 도경완 아나운서가 2월 1일자로 면직 발령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도경완 아나운서가 MC를 맡고 있던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하차한다. 다만 '슈퍼맨이 돌아왔다' 측은 하차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도경완 아나운서는 홍익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2008년 KBS 35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했다.KBS 2TV '생생 정보통' '노래가 좋아'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 '신상출시 편스토랑' 등 주로 교양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지난 2013년 가수 장윤정과 결혼해 현재 슬하에 아들 도연우군, 딸 도하영 양을 두고 있다.

2021-01-29 15:30:28

[오늘의 역사] 1948년 1월 30일 마하트마 간디 쓰러지다

[오늘의 역사] 1948년 1월 30일 마하트마 간디 쓰러지다

비폭력·무저항주의로 인도의 독립을 이끌어냈던 '마하트마'(위대한 영혼) 간디가 반이슬람 극우 힌두교도 청년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인도의 독립과 종교 화합을 위해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는 동안 반영 불복종운동 등으로 수없이 투옥당했던 간디는 78세인 1947년 비로소 인도의 독립을 볼 수 있었으나 파키스탄이 이슬람 국가로 분리 독립했고 두 종교의 화합을 위해 애쓰던 그는 흉탄에 쓰러지고 말았다.박상철 일러스트레이터 estlight@naver.com

2021-01-29 14:44:49

[다시,사투리] ②예술 속 사투리-1.박목월과 사투리詩

[다시,사투리] ②예술 속 사투리-1.박목월과 사투리詩

2) 예술속 사투리1.박목월과 사투리詩일반적으로 언어에 대한 우리의 인식 수준은 매우 낮다. 언어예술의 전문가들이나 이러한 언어의 미묘하고 섬세한 측면에 눈을 돌릴 뿐이다. 사투리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마찬가지다. 사투리를 단순히 중심과 주변의 차이로 인식하거나 한낱 흥미 차원에서 희화화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언어의 본질에 대한 깊은 고려 없이 나온 얕은 발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언어를 단지 기능적 차원에서만 다룰 수 없다. 정보와 의사 전달 도구로서 뿐만 아니라 정서적 울림을 전하는 주요한 수단이 언어다. 지역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표준어는 기능적 측면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대로 살아온 향토민의 삶과 그 내면의 기질과 성정을 전달하려면 반드시 사투리를 통해야만 가능하다.기실 사투리는 정신적 판단 이전에 몸이 먼저 반응한다. 겨울밤 '할무이'가 내오시던 배추적과 저녁상의 들깨 듬뿍 뿌린 뭇국의 맛을 어찌 사투리와 따로 떼어낼 수 있으랴. 그러므로 사투리는 향토민의 피와 살이요 호흡이라 할만하다.일찍이 이러한 사실에 착안한 박목월 시인은 1960년대 후반 시집 '경상도 가랑잎'을 중심으로 경상도 사투리 시의 미학에 천착했다. 박목월 시인은 「사투리」라는 시에서우리 고장에서는/오빠를/ 오라베라 했다./그 무뚝뚝하고 왁살스러운 악센트로/오라베 부르면/나는/앞이 칵 막히도록 좋았다./라고 노래했다. 나긋나긋하고 애교 넘치는 말씨로 부르는 오빠라는 말 대신 '무뚝뚝하고 왁살스러운 악섹트로' 부르는 오라베라는 말! 이 막막하고 아득한 정서적 울림을 어찌 표준말이 감당할 수 있으랴.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박목월 시인은 초기에 민요적 리듬과 감각적 이미지로 환상적인 자연의 세계를 탐구했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소소한 일상의 삶을 녹여낸 일상시 계열의 시를 거쳐 1960년대 후반 본격적으로 경상도 사투리와 경상도 식 삶의 이면을 더듬는 일에 몰두했다.많은 시인들에게 고향의 정서와 미학이 시적 소재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사투리를 외면하고 고향의 정서와 미학을 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다시 말해 경상도 사투리는 경상도 미학을 시에 담는 데 필요한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래서 박목월 시인은 '사투리'란 작품을 통해 경상도 사투리의 맛을 시로 형상화했던 것이다. 이 작품 이후 그는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를 자신의 시 속에 적극 활용했다. 특히 고향의 삶을 노래할 때는 경상도 사투리의 어감과 분위기에 크게 의존했다. 그에게 고향 사투리의 예찬은 곧 고향에 대한 예찬과 그리움이 된다.경상도 사투리는 거칠고 시끄럽다. 시인은 이를 '왁살스럽다'란 말로 표현한다. 하지만 시인은 그 왁살스러움 뒤에 숨겨진 혹은 그 왁살스러움 속에 들어 있는 순박하고 포근한 정서를 기린다. 굳세고 의연하나 질박하고 담박한 기질이 경상도 사람 본연의 성정이다. 겉으로는 무뚝뚝하나 그 안에는 따스한 인정을 품고 있는 사람들. 박목월 시인은 이러한 경상도 정서를 사투리로 절묘하게 구현해냈다.박목월의 시 중에서 사투리가 많이 활용된 작품은 '눌담', '적막한 식욕', '치모', '만술아비의 축문' 등이다. 하지만 박목월 시인의 경상도 시편의 정수는 '이별가'가 아닌가 한다. 청천벼락 같은 아우의 죽음을 맞이한 지극한 슬픔과 그 극복과정을 노래한 시다. 이 시를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는 이유는 경상도 사투리의 특징인 성조(聲調)를 활용해 동일한 시어에서 여러 감정을 전달했다는 점이다."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니 뭐락카노, 바람에 불려서//이승이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는 뱃머리에서/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뭐락카노 뭐락카노/썩어서 동아밧줄은 삭아 내리는데//하직을 말자 하직을 말자/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뭐락카노 뭐락카노 뭐락카노/니 흰 옷자라기만 펄럭거리고……/오냐, 오냐, 오냐/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이승이 아니믄 저승에서라도/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니 음성은 바람에 불려서//오냐, 오냐, 오냐/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박목월, 「이별가」 전문이 시의 특징은 언술방식이 대화체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청자가 없는 독백체이지만 단순한 독백이 아니다. 상대가 바로 눈앞에 있듯이 말을 붙여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놀라운 점은 '뭐락카노'와 '오냐'의 대화 반복을 통해 죽음을 수용하고자 하는 시적 화자의 태도가 드러난다는 점이다. 이 시에서 '뭐락카노'는 8차례에 걸쳐 나타난다.1연과 3연, 5연, 8연에 사용된 '뭐락카노'는 경상도 성조를 사용해 같은 단어이지만 충격적 죽음에 대한 부정, 죽음에 대한 푸념, 죽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체념, 어느 정도 마음의 평정을 얻은 후 죽음을 납득하고자 하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표현해낸다. 대부분의 시인들이 단순히 사투리의 어휘나 종결형 어미를 활용해 시를 짓는데 반해 박목월 시인은 경상도 사투리의 특징인 성조를 통해 시적 주체의 감정을 표현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좋은 문학은 내용과 형식이 완전히 밀착된 상태를 꿈꾼다. 향토성을 담은 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투리만 쓴다고 향토시가 되는 일이 아니고, 향토의 풍물이나 인물을 찾아 그려낸다고 좋은 향토시가 되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기질과 성정을 제대로 품어야 경상도 시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문학의 재료인 언어와 사투리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글 장옥관 시인이 기사는 계명대학교와 교육부가 링크사업으로 지역사랑과 혁신을 위해 제작했습니다.◆다시, 사투리 연재 순서1.왜 다시, 사투리 인가2.예술 속 사투리3.사투리와 사람들4.외국의 사투리 보존과 현황5.대담◆사투리 연재 자문단김주영 소설가안도현 시인이상규 전 국립국어원장김동욱 계명대학교 교수백가흠 계명대학교 교수

2021-01-29 14:36:00

[손경찬의 장터 풍경] 환담

[손경찬의 장터 풍경] <50>환담

성벽 아래휑하니 뚫린시장통 구석진골목 난점 가게에화로가 설치되고장작개비 불이 지피면겨울이 왔다는 거지. 동네에 살아도자주 만나지 못한 친구를저녁 무렵에 어쩌다장에서 만나다보니그 더욱 반가워서불로막걸리 시켜 마시며정겹게 환담을 즐기네.손경찬 (대구예술총연합회 정책기획단장)

2021-01-29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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