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춘문예 심사평]시조

문명비판적 사색과 감성의 조화
민병도(시조시인)

민병도-시조 민병도-시조

문명비판적 사색과 감성의 조화

 

시조의 위의는 민족적 미학과 우리말의 호흡이 이끌어낸 독자적 정형성에서 비롯된다. 그것은 민족 스스로 선택한 민족시의 고귀한 질서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그 일정한 질서는 곧 자연의 섭리에 대한 순응이자 보다 가까워지는 국제화 시대의 변별력이다. 우리의 말을 오래 사용했다고 결코 버릴 수 없듯이 오랜 역사적 사실만으로 제척사유가 될 수는 없다.

코로나19 사태의 충격 속에서도 금년은 예년에 비해 응모 편수가 많이 늘어나고 응모지역도 전국적이었다. 따라서 상위권 작품의 수준 또한 우수한 기량을 보여주었다. 다만 시어가 뜻을 전달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감정의 직설이나 대상의 복제에 급급하고 사유가 부족한 작품들 또한 적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웠다.

마지막까지 선자의 관심을 끈 작품은 조경섭의 '민들레 통신', 권규미의 '엿기름 내다', 김남미의 '금속성 이빨' 등 세 편이었다. 그 가운데 '민들레 통신'은 일상을 반추하는 진정성이 눈길을 끌었으나 메시지의 평이함에서, '엿기름 내다'는 대상물의 정체성을 돋보이게하는 참신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종장처리의 아쉬움에서 뒤로 밀려났다.

마지막으로 흠결에서 보다 자유로운 '금속성 이빨'을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이 작품은 재개발로 인한 갈등구조를 야기시켜온 상징적 도구이자 수단인 '포클레인'에 포커스를 맞추어 동영상처럼 명징하게 정황을 그려내고 있다. 문명비판적인 시선이 지닌 힘에다 함께 응모한 작품들의 고른 수준이 당선의 담보가 되었음도 함께 밝혀둔다. 다만 자신의 진단에 대한 처방을 보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으나 이 점은 앞으로 당선자가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될 것이다. 앞으로 시조의 새로운 주역으로 성장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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