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춘문예 심사평]동시

울림이 있는 따듯한 동심
심사위원: 이재순(아동문학가)

이재순-동시 이재순-동시

울림이 있는 따듯한 동심

 

응모된 작품을 정독한 후 느낀 전체적인 경향은 우선 소재와 이미지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제에 따른 시적 상상력과 그것을 효과적으로 형상화하는 데 한계를 드러낸 설명적인 작품이 많았다. 오늘의 동시가 새로운 소재와 표현, 참신한 상상력을 요구하는 것은 지금의 어린이가 지난날의 어린이와 다르다는 것이다. 그들은 새로운 문물을 빠르게 습득한다. 상상력과 사고 또한 기발하고 웅숭깊다. 따라서 시인들은 끊임없이 동심의 흐름을 파악하여 소재와 표현, 상상력의 확장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응모자의 연령별 분포는 중년층 이상이 많았으며 상대적으로 청년층의 작품은 적었다. 특이한 것은 중년층 이상의 작품과 청년층의 작품 경향이 확연히 달랐다는 것이다.

고심 끝에 최종적으로 남은 작품은 이현희의 '표정 없는 집, 김광희의 '중심', 김사라의 '아버지의 구두' 였다.

먼저 이현희의 '표정 없는 집' 은 발상이 독특하며 현대를 살아가는 삭막한 도시의 모습을 개성적인 눈으로 조응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의 풍경을 시각적으로 그리는 그 자체에 머물러 있었다.

김광희의 '중심'은 이미지와 시어가 정제된 작품이다. 중심과 주변을 통해 서로의 관계를 되돌아보는 시적 메시지가 관심을 끌었다. 다만 신인다운 새로움과 활달함이 더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당선작으로 뽑힌 김사라의 '아버지의 구두'는 이야기가 있는 작품이다. 참신한 비유나 표현 없이 담담하게 구두를 통해 아버지의 보이지 않는 삶과 교감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아버지와 나 사이에 구두가 메신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시 전체를 끌고 가는 동심이 생활에 밀착되어 있고 작품 속에 용해된 사랑의 마음이 울림을 준다. 시는 울림이 있어야 한다. 이 울림이 독자에게 위안과 힘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함께 보내온 수편의 작품도 동심과 시심을 효과적으로 형상화하여 신뢰를 주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구두'는 소재와 발상에서 새롭지는 않다. 또 시어의 선택과 이미지의 펼침에 다소 산만한 점도 있다. 그런데도 이 작품을 뽑은 것은 앞으로의 가능성과 사물을 보는 따듯한 동심 때문이다. 당선을 축하하며 정진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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