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공공사업 '우리동네 미술' 일정 촉박…반쪽 우려

"주민 참여 생략, 작가 아닌 기획자 중심될 우려"
선정 단체 12월까지 작업 끝내야…짧은 기간 주민 의견 반영 어려워

문화체육관광부 공공미술 프로젝트 관련 이미지.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공공미술 프로젝트 관련 이미지.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거대 예산이 투입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동네 미술'이 전국 지자체에서 추진 중인 가운데 해당 사업이 촉박한 일정과 주민 의견 반영이 어려운 탓에 반쪽짜리 사업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구시에는 32억원의 예산이 편성돼 8개 구·군에 각 4억원씩 분배됐다. 각 지자체는 사업지를 정하고, 예술인 37명으로 구성된 지역 작가팀 가운데 공모를 통해 최종 팀을 선정하며, 선정된 팀은 12월까지 작업을 끝내고 내년 2월까지 정산을 마무리해야 한다.

문제는 실질적으로 예술인들이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기간이 너무 짧다는 점이다. 대구 상당수 지자체는 아직 참가팀을 모집하는 단계로 10월 중 공모를 마무리해도 12월까지 작업을 끝마쳐야 하는 실정이다.

공공미술 전문가는 "공공미술의 만족도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예술인뿐만 아니라 수요자인 주민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예술인과 주민이 지역에 대한 충분한 연구와 토론을 통해 결과물이 도출돼야 하는데 짧은 사업 기간으로 이같은 과정은 생략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사업에 선정된 한 단체는 "구청이 제시한 스케줄상 이달 중순까지 작품 계획을 확정지어야 하는데 일정이 너무 촉박해 멘붕 상태"라며 "참여하는 예술인도, 지역민도, 구청도 어떤 작품이 나올지 전혀 예상을 못하고 있다. 이렇게 어거지로 하다간 최종 결과물이 엉망진창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예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 광장의 '강남스타일' 조형물은 4억원의 예산을 들였지만 시민들의 자발적 논의와 참여의 부재로 시민 공감을 얻지 못한 채 흉물로 전락한 바 있다. 대구 달서구청이 진천동 선사시대로에 설치한 초대형 원시인 조형물 또한 비슷한 사례다.

아울러 각 구청에서 사업 추진 방향을 미리 정해 예술인들은 구청 입맛에 맞는 작품을 제작해야 한다는 점도 한계다. 예컨대 달서구는 지역 내 5개 공원에 아트벤치 조성, 서구는 이현공원 일대 작품 설치, 수성구는 두산폭포와 그 주변광장의 문화적 공간 조성을 제시했다.

한 작가는 "작가 개인의 예술 활동을 장려하기보다는 일자리 제공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작가의 순수 창작물을 채택해주거나 작가 개인적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 굉장히 제한적"이라며 "특히 작가보다 기획자가 중심이 된 팀이 공모 경험과 노하우가 많아 작가팀을 제치고 선정되면 주객전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예산이 빨리 예술인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절박함에 사업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며 "지역민의 의견을 반영해 각 지자체가 사업 추진 방향을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키워드

문화체육관광부 '우리동네 미술'=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지역 예술인에게 창작 활동 기회를 제공하고자 지역 내 공공장소에 미술작품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올해 전국 228개 지자체에 총 예산 948억원을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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