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새책]영화, 도시를 캐스팅하다/백정우 지음/한티재 펴냄

부제가 '한국영화가 사랑한 도시, 도시가 만난 영화'이다. 딱 봐도 영화와 관련된 도시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책은 '박하사탕'에 등장한 제천에서 시작해 한국영화 100년사에 톱스타임을 부인할 수 없는 고(故) 신성일 씨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대구까지 모두 14개 도시 및 지역을 소재로 삼고 있다.

사실 영화와 도시는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다. 시대의 공기를 보여주기에 도시만큼 적절한 재료도 없다. 영화는 도시의 변화를 이끌고 도시는 영화를 빛나게 한다. 종종 영화는 도시 하나를 새롭게 탈바꿈시키기도 한다.

지은이에 따르면 메트로폴리스가 아닌 소도시의 정서와 욕망을 헤집으려 했다고 한다. 그래서 유창하고 거창한 이름보다는 소소한 재미와 만날 작은 영화가 주된 소재가 됐고 동시대적 공간의식을 통한 창조성을 향해 당대 도시 공기를 제대로 담아낸 영화를 기다리는 마음까지 담았다.

본문 중 이런 말이 있다.

'도시는 일정한 성격의 활동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난다.…이렇게 집단 기억이 층층이 쌓여 어느 도시, 어떤 장소만의 특별한 분위기와 성격이 부여해주는 것을 '장소성'이라고 한다. 장소성에 새겨진 기억을 역으면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그것이 도시의 '서사'이다.'

지은이는 각각의 도시가 등장하는 영화들을 회상하면서 그 도시의 역사와 함께한 오늘과 내일 문제를 고민한다.

최근엔 지역을 배경으로 찍는 영화에 제작비 지원을 내건 도시도 있다. 영화가 도시와 만나 이룬 관광 활성화, 스토리텔링, 이미지 홍보 등 부가적 효과의 기적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 책도 영화와 만나 새로운 이미지를 얻은 도시의 이야기로 공간이 풍경이 되고 극의 정서를 좌우할 곳을 위주로 골라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러다보면 문득 그곳으로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책이 이럴진대 영화에 그 장소가 나오면 오죽하랴. 영화의 감흥은 곧 그 영화를 찍은 도시에 대한 감흥이 되는 세상이다. 139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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