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단 한 사람도 포기하게 해서는 안 된다!/ 풀꽃도 꽃이다 1,2/ 조정래, 해냄, 2016.

이수진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십 년 전쯤일 것 같다. 한 여성 잡지에서 작가 조정래 선생이 모시옷을 입고 대여섯 살 쯤으로 보이는 손자와 서재에 있는 사진을 봤다. 조정래는, '아리랑', '태백산맥' 등 우리가 익히 아는 걸작을 쓴 대한민국 대표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이름만 들어도 카리스마가 철철 넘치는 그가 어린 손자 옆에서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정겹고 푸근하던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작가는 손자가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사교육이 판치고 성적 비관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많이 안타까워했다. 시간이 흘러 그 손자가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학생들의 학습 환경은 더욱 열악해졌고, 학교폭력을 우려해야 할 형편이었다. 작가로서의 소명 의식과 한 가정의 할아버지로서 후손들을 위해 교육에 대한 소설을 쓰기로 결심하고 발표한 작품이 '풀꽃도 꽃이다 1. 2'라는 이 소설이다.

황지윤(대구욱수초등학교 5학년) 작 '풀꽃도 꽃이 되는 희망 교육' 황지윤(대구욱수초등학교 5학년) 작 '풀꽃도 꽃이 되는 희망 교육'

고등학교 교사 강교민은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차별하는 교육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생들에게 중요한 것은 성적이 아니라 인간의 가치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강교민의 제자인 배동기는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와 함께 가난하게 살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 학교 폭력을 당하게 되고, 참다못한 배동기가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대들다 역으로 퇴학을 당하게 된다.

소설 속에는 자식의 성공을 자신의 인생 성공과 동일시하는 엄마가 나오고, 자식의 교육을 아내에게 전임하고 투명인간처럼 지내는 아빠도 나온다. 또한 같은 반 친구가 심각한 학교 폭력의 피해를 입는 현장을 목격하면서 두려워서 입도 한 번 벙긋하지 못하는 학생이 나오고, 기간제 여교사에게 성희롱을 일삼는 개념 없는 학생들의 모습도 보인다.

작가는 소설 속 인물이 빚어내는 사건을 통해 우리 교육 안팎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러면서 다른 소설들과는 달리 교육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교사 강교민의 입을 빌어서 교육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독서, 토론 수업, 글쓰기 교육, 혁신학교를 언급했다. 토론식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지만 그러한 교육정책이 발표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독서논술학원을 찾는 학부모들과 그와 관련된 사교육 시장이 팽창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우리 교육의 문제는 부의 불균형에서 온다는 생각이 든다. 자본주의 논리에 의존하고 있는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부모들부터 올바른 교육관을 정립해야 할 것이다. "희망, 희망을 가져야 해. 희망은 우리들 자신을 추동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걸 잊지 마라."(366쪽) 단 한 명의 학생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위해서는 뚝심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부모나 교사, 학생들 모두 교육에 대한 희망을 가져야 한다. 국가가 시키는 대로의 교육이 아니라, 부모들의 이루지 못한 꿈을 대물림하여 아이들을 괴롭히는 그런 교육에서는 희망을 찾기 어렵다. 삶과 교육이 하나가 되어 학생들이 행복해하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작가가 소설을 통해 전하고자 진심이 무엇인가가 궁금한 사람, 교육 통해 희망 찾기를 꿈꾸는 사람은 '풀꽃'의 향기를 맡아보면 좋을 것이다.

이수진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관련기사

AD

문화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

[매일TV] 협찬해주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