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임기 마치고 '자연인'으로 돌아온 남인숙 전 대구예술발전소장  

남인숙 전 대구예술발전소장
남인숙 전 대구예술발전소장

"730여일 동안 쫓기듯 바삐 뛰어다녔지만 시작만 하고 매듭짓지 못한 사업이 많습니다. 2년 동안 디딤돌 몇 개를 놓았는데, 후임자가 그 위에 멋진 건물을 올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 2일 대구예술발전소 남인숙 소장이 2년 임기를 마치고 일반 시민으로 돌아왔다. 퇴임 전 지역 한 언론이 남소장에 대해 비판적 보도를 한 때문인지 마음이 편해 보이지는 않았다. '자연인' 5일차를 맞은 그녀를 만나 2년 동안의 공과(功過)에 대해 들어보았다.

-대구예술발전소를 시민과 예술가가 소통하는 공간으로 바꾸었다는 데.

▶처음에 부임하니 공간이 너무 어둡고 침울했다. 작가들도 서로 관계를 맺지 않고 소통하지 않았다. 제일 먼저 우중충한 실내, 외관을 밝게 꾸몄다. 때마침 발전소 주변에 공원이 생기면서 주민들의 방문수가 많이 늘었다. 5층 게스트룸을 개방하고 각층의 복도를 전시공간으로 꾸몄다. 각층 유휴공간마다 아케이드를 설치해 작가들의 작품을 365일 오픈했다.

-시민친화 사업으로 관객이 많이 늘었다는데.

▶기획전시, 공연프로그램, 강좌, 입주작가 프로그램 등 5개 주요행사에 2017년 동안 8만3천여명이 참여했다. 223명이 참여한 기획전시에만 4만여명이 넘게 관람했다. 만권당, 예술정보실, 키즈공간 등을 통해 발을 들였던 주민들의 재방문이 많았다.

-취임 이후 주요 업적, 최대 성과를 든다면.

▶작년 8월에 '아시아, 예술을 묻는다' 전을 열었다. 대구 최초 동남아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였다. 베트남 현대작가 딘큐레도 참여했다. 국제전은 종종 있었지만 거물급 동양 아티스트 소개는 처음이었다. 이외 입주작가 히로시마 전시, 대만 하롄전시회 등 입주작가 해외교류전에도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 이 성과들은 향후 아시아 창작공간 네트워킹 플랫폼 구축을 위한 주요한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근래 언론의 비판 보도로 상처 받았을텐데.

▶많은 지인들이 내가 회계부정 같은 '범죄'를 저지른 줄 안다. 물론 실수는 있었다. 기관의 회계를 꼼꼼히 체크하지 못한 '관리 부실'의 문제이고 여기에 대한 소명도 끝났다. 기성화가를 입주시켜 신진작가의 기회를 뺐었다는 한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발전소 입주작가는 청년작가(맨티), 중진작가(멘토) 투트랙으로 운영된다. 지역 화단에 중량감이 있는 중진작가들이 신예작가를 이끌어 가도록 하겠는 취지다. 해당 작가의 입주결정도 재단, 운영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것이어서 절차상으로도 문제가 없었다.

-일반 시민으로 돌아왔는데 앞으로 계획은

▶2년 동안 문화행정가로, 공연기획자로 동분서주했다. 많은 공부를 했고 유익한 시간들이었다. 이제 눈을 좀 뜬 것 같은데 어느새 임기가 끝나버렸다. 지금도 새로운 아이디어, 기획이 샘솟고 있다. 이 아이템들을 정리해서 앞으로 문화행정, 공연전시 쪽에서 새로운 발전모델을 만들고 싶다.

사진 김태형 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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