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자의 아이돌 탐구생활] 방탄소년단 슈가를 둘러싼 논란들

'코로나 덕분에…' 전체적 맥락의 오해

지난달 22일 발매된 방탄소년단 슈가의 두 번째 믹스테이프 'D-2'.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달 22일 발매된 방탄소년단 슈가의 두 번째 믹스테이프 'D-2'.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호사다마'라고 하던가. 방탄소년단의 노래 'DNA'가 유튜브에서 조회수 10억뷰를 넘겼다는 소식이 나옴과 동시에 슈가의 두 번째 믹스테이프 'D-2'에 대한 논란도 함께 불이 붙고 있다.

처음 논란이 된 부분은 슈가가 지난달 29일 브이앱 라이브에서 믹스테이프를 만든 배경을 설명하면서 했던 표현이었다. 이 때 슈가는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코로나 덕분이다. 아마 투어를 하고 있었다면 뮤직비디오도 못 찍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 내용만 잘라서 보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여러 사람이 고통받는데 '덕분에'라는 말을 쓰는 게 맞느냐"고 지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어떤 이는 국립국어원에 '덕분에'와 '행운'이라는 말의 사용 용례와 이 말이 시의적절한 말인지 물어보기까지 했다. 또 수록곡 '어떻게 생각해?'에는 도입부에 미국 사이비 종교 교주인 짐 존스의 연설이 10초 가량 삽입된 사실이 알려져 또 다시 논란이 됐다.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상처받거나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사과의 말씀 드린다. 문제점을 확인한 뒤 해당 부분을 즉각 삭제해 재발매했다. 아티스트 본인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 하며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도의적인 책임은 어느정도 졌다고 보고, 그렇다면 과연 이 문제 제기가 정말 올바른 것이었나를 한 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사이비 종교 교주의 연설을 삽입한 것은 문제될 사안이 맞다. 짐 존스라는 사람이 한국에서 '오대양 사건'이 일어나기 훨씬 전에 이와 같은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이라 내용이 어찌됐든 적절하지 않았던 건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 덕분에'와 '행운'이라는 표현을 가지고 문제삼는 건 왠지 치사해 보인다. 저 표현의 전체적인 맥락을 살펴보면 코로나19를 상찬하는 내용이 아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여유가 믹스테이프를 제작하고 큰 스케일의 뮤직비디오 제작까지 가능하게 했다는 게 그 발언의 핵심 내용이다. 그 '덕분에'가 코로나19가 아닌 코로나19가 가져온 슈가에게 유리한 상황을 가리키는 말임은 조금만 유심히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슈가의 '코로나 덕분에' 파동을 보며 들었던 의문이 있다.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은 글과 말의 '맥락'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일까, 아는 사람일까. 전자라면 국어 공부를 제대로 못한 사람이니 다시 가나다부터 배우라고 말하면 될 것이다. 후자라면 매우 지능적인 방탄소년단 안티 팬이라고 볼 수 있다. 말의 맥락을 숨기고 자기 멋대로 잘라붙여 사람을 공격하는 작태는 사람들이 그렇게 욕하는 '기레기들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

관련기사

AD

문화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