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자의 아이돌 탐구생활] 여자친구가 '빅히트'의 일원이 되면서 생긴 변화

'여자친구'의 미니 8집 '回:Labyrinth'(회:래버린스)의 앨범 재킷 사진. 쏘스뮤직 제공. '여자친구'의 미니 8집 '回:Labyrinth'(회:래버린스)의 앨범 재킷 사진. 쏘스뮤직 제공.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의 쏘스뮤직 인수합병은 여러모로 화제가 됐었던 게 사실이다. 당시 빅히트가 f(x)(에프엑스)와 레드벨벳을 만들어낸 전 SM엔터테인먼트 아트디렉터 민희진 이사를 영입한 지 얼마되지 않았던 때였고, 빅히트에는 걸그룹이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래서인지 아이돌 판을 주목하던 사람들은 쏘스뮤직 소속 걸그룹인 '여자친구'가 빅히트를 만나 어떤 변화를 보여줄 것인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과연 여자친구는 변화했을까. 지난 3일 여자친구의 8번째 미니앨범 '回:Labyrinth'(회:래버린스)'가 발매되면서 확인해 볼 수 있게 됐다. 타이틀곡 '교차로'에 대해 소속사가 제공하는 곡설명을 살펴보면 "선택의 기로에 놓인 마음 상태를 '교차로'라는 단어로 표현했으며, 교차로에 서서 이 곳에서 멈출 것인지 아니면 건너갈 것인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고민하는 복잡한 마음을 담았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소녀의 감성과 사랑을 담은 노래로 승부를 걸었다면 지금은 좀 더 어른이 된 여성의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듯하다.

'교차로'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이번 여자친구의 앨범에 빅히트의 영향력이 조금씩 묻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여자친구의 뮤직비디오에서 보던 느낌도 없지는 않지만 가장 많이 생각났던 뮤직비디오는 방탄소년단의 'I NEED U'였다. 특히 컴백 티저 영상이었던 'A Tale of the Glass Bead : Previous Story'(어 테일 오브 더 글래스 비드 : 프리비어스 스토리)를 보면 여자친구의 데뷔곡인 '유리구슬'부터 '교차로' 이전까지의 타이틀곡에서 나온 개별적 세계관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하나의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는 방탄소년단이 'BT Universe'(BT 유니버스)를 만들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두 개의 앨범을 통해 서사를 만들어가듯 여자친구에게도 똑같은 방법론을 적용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이를 가장 명징하게 드러내는 것이 '교차로' 뮤직비디오 초반에 등장하는 유리구슬이다.

빅히트는 우리나라 아이돌 기획사 중 지금도 성장하고 있으며 꾸준히 외연을 넓혀가고 있는 몇 안되는 기획사 중 하나다. 빅히트의 성공 공식 중 하나가 '스토리텔링'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공식을 여자친구에게도 당연하게 적용하고 있는 중으로 보인다. 조금 더 생각해보면 현재 빅히트는 여자친구를 통해 실험을 하나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서 가능했던 '다양한 실마리를 던지면서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과 이를 통한 세계관 건설' 전략이 걸그룹에게도 통할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이는 한 곡에서 세계관과 스토리를 완결시켜버리거나 혹은 굳이 세계관을 구성하지 않고 이미지만으로 승부하던 걸그룹 마케팅의 판도에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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