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섭의 아니면말고!] '탑골GD' 양준일은 왜 주목받았나

 

안녕하십니까, 이화섭의 '아니면 말고'입니다.

경자년 새해가 밝은 지 일 주일 정도 지났습니다. 다들 새해 복은 잘 받으셨나요? 시청자 여러분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남은 거 있으면 저 좀 주십시오. '아니면 말고'는 2020년에도 어디서나 볼 수 없는 독특한 시각으로 한국 대중문화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보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끊임없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2020년 '아니면 말고' 첫 주제는 요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그 분을 한 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누구냐면, 바로 '양준일' 씨입니다.

벌써 작년이네요, 2019년 12월 6일, JTBC의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시즌 3에 등장해 연말에 엄청난 화제를 모은 양준일 씨는 1991년 '리베카'라는 노래로 데뷔를 했고요, '가나다라마바사', 'Dance with me 아가씨' 등의 노래를 발표했지만 당시에는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저도 '가나다라마바사'는 어릴 때 한 번 들어본 기억은 있는데, 데뷔곡인 '리베카'는 들어본 기억이 없네요. 그러다 2001년 'V2'라는 그룹을 만들어 '판타지'라는 노래를 발표했는데요, 테크노 열풍이 끝을 향해가던 시점에 나온 노래여서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아무도 모르는 히스토리'할 때 '히스토리' 발음이 개인적으로는 기억에 남는 노래네요.

그렇게 가수활동을 접은 분이 2019년, '슈가맨'을 통해 다시 등장하게 됩니다. 슈가맨 제작진들은 '처음부터 염두에 뒀던 인물 중 하나'라고 했을 정도로 나름 섭외에 공을 들였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당시 한인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었던 걸로 알려졌죠. 하지만 슈가맨 출연 이후 양준일 씨의 삶이 180도 바뀌게 됩니다. 손석희 JTBC 사장이 진행했던 '뉴스룸'에 손석희 사장과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12월 31일에는 생애 첫 팬미팅을 하게 됩니다. 이쯤되면 뭔가 인생역전 스토리같은 느낌도 드네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양준일이라는 사람에 대해 열광하는 걸까요? 일단 노래가 20년전 노래가 아니라 지금 노래라고 해도 믿을 만큼 세련된 스타일이라는 점이 첫 이유로 꼽힙니다. '리베카'나 '가나다라마바사'를 다시 들어봤는데요, 충분히 2020년에도 통할 정도로 멜로디가 좋습니다. 이 때 양준일 씨가 선보인 장르가 '뉴 잭 스윙'이라는 당시 미국 팝음악계의 최신 장르였는데요, 대표적인 노래가 마이클 잭슨의 'Dangerous'구요, 또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근에 접할 수 있는 뉴 잭 스윙 장르의 노래는 '기린'이라는 래퍼의 '그대여 이제'와 아이돌 그룹인 엑소의 '으르렁'입니다. 이처럼 양준일 씨는 현재에도 많이 쓰는 장르의 가장 초반이었던 시기의 선구자로서 인정을 받게 된 겁니다.

이런 양준일 씨가 활동 초반에 받았던 많은 선입견과 편견에 고통받았던 점이 그를 재평가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됐습니다. '리베카'와 '가나다라마바사'가 발표됐을 당시만 해도 노래에 영어가 많다고 방송활동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하죠. 또 미국 국적인 그에게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이 "너 같은 사람이 한국에 있는 것이 싫다"며 한국 비자 갱신을 거부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양준일 씨를 최근 몇 년간 국내의 문화·사회계에 만연해 있는 '혐오'의 희생양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게다가 뉴스룸 인터뷰에서 보여준 겸손한 언행들이 양준일 씨를 또 다시 보게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양준일 씨의 재조명은 현재 우리나라 대중문화에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저는 이 현상이 시대를 너무 앞서가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아티스트에 대해 이제는 재평가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 대중문화가 그만큼 성장했다고 분석이 되네요. 사실 '탑골GD'라 불릴 때는 양준일 씨가 슈가맨에 출연하기 얼마 전이었습니다. 한창 '온라인 탑골공원'이라며 옛날 가요 프로그램들이 유튜브에 올라오면서 발굴된 대표적인 가수가 바로 양준일이었으니까요. 그렇다보니 양준일은 JTBC가 발굴한 게 아니라 한국 대중이 발굴한 '묻혀있던 가수'라 말할 수 있습니다.

양준일 씨는 팬미팅 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 살며 활동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앞으로 양준일 씨가 어떤 활동을 보여주실지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이화섭의 아니면말고,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상| 이남영 lny0104@imaeil.com

관련기사

AD

문화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