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이 경쟁력이다] 34. 건물 조경면적에 텃밭도 포함하자

이재윤 전국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연합회 회장 이재윤 전국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연합회 회장

텃밭 가꾸기가 건강과 환경, 공동체문화복원, 여가활용 등 도시인의 생활에 유익한 점이 많지만, 도심에서 텃밭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텃밭을 가꾸고 싶어도 집에서 가까운 곳에 토지를 구할 수 없어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집 가까운 곳에 위치한 텃밭은 쑥대밭도 금세 옥토로 만들 수 있지만, 먼 곳에 위치한 텃밭은 옥토라도 금세 쑥대밭이 되기 때문이다. 이재윤 전국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연합회 회장(덕영치과병원 원장)은 "도심에서 텃밭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행 대구시 조경관리조례 개정을 통해 도심 곳곳에 텃밭부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텃밭부지 확보, 유연하게 접근해야

이재윤 전국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연합회(이하 '전아연') 회장은 "우리 연합회의 슬로건이기도 한 '살기 좋은 아파트, 아름다운 아파트, 함께하는 아파트'를 실현하자면 아파트 단지 내 텃밭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파트 단지 안에 공동 텃밭을 가꾸면 건강한 먹을거리, 쾌적한 주거환경, 입주민간 교감과 소통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 회장은 "도시 텃밭의 가치와 필요성은 대다수가 공감하지만 도심에서는 땅 한 평이 아쉬운 게 현실이다. 아파트 단지 내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 텃밭을 확보하자면 현행 대구시 조례를 개정해서라도 '텃밭'과 같은 도시농업시설을 건축법상의 조경면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건축물에 법정 조경면적 따로, 텃밭면적 따로 확보하기는 부담이 큰 만큼 기존의 '조경시설'에 '텃밭'을 포함시켜 '텃밭부지'를 확보하자는 것이다.

서울시 성동구의 한 아파트 텃밭. 전국아파트입주자 대표회의 연합회 제공 서울시 성동구의 한 아파트 텃밭. 전국아파트입주자 대표회의 연합회 제공

대구시 조경관리 조례에 따르면 면적 200~1,000㎡ 미만의 건물을 지을 경우 전체 면적의 5%를 조경시설로 갖추어야 한다. 그 이상의 건축과 택지개발에도 이와 비슷한 비율로 조경면적을 정하고 있다. 조경시설이란 생활주변 경관향상과 시민 정서순화를 위해 설치하는 시설 혹은 식물을 말한다. 건축조례에 따르면 조경시설에는 나무, 잔디, 꽃, 지피식물 등 식물과 분수, 조각, 동상, 의자, 그늘시렁, 정원석 등이 있다. 텃밭에서 가꾸는 대부분의 채소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 물리적으로 가까우나 멀기만 한 이웃

이재윤 회장은 "이웃사촌, 나눔, 정이라는 우리의 전통적 미덕이 옛말이 되어간다. 도시공동주택은 다닥다닥 붙어 있어 현관문만 열면 이웃이다. 하지만 물리적 거리와 별개로 심리적 혹은 사회적 거리는 아주 멀다. 이웃이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할 정도다. 서로가 서로를 모르다보니 사소한 일에도 이웃의 사정을 고려하기보다는 곧바로 갈등으로 비화하는 경우도 많다. 층간소음이 그런 예다."고 말한다.

대구시 수성구 한 아파트 자투리 텃밭. 조두진 기자 대구시 수성구 한 아파트 자투리 텃밭. 조두진 기자

이 회장은 "특히 도심 공동주택은 벽 하나를 경계로 바로 옆에 살고 있지만 이웃이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고, 이웃집 사람이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해도 까맣게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모두가 이웃 간 교감과 소통이 없는데서 기인한다. 도시텃밭은 이웃 간의 소통과 공동체 문화 형성, 이웃 간 갈등을 해소하는 데 대단히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본다. 텃밭에서 이웃끼리 대화를 나누다보면 외로움과 생활고에서 오는 극단적인 선택을 예방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다.

 

◇ 텃밭 하나가 병원 하나를 대신 한다

이재윤 회장은 아파트 단지 혹은 단독주택 인근에 텃밭을 가꾸면 채소 섭취가 자연스럽게 늘어나 건강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야채 소비량이 적은 편에 속한다. 텃밭을 가꾸다보면 자연스럽게 야채위주의 식단을 꾸리게 돼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 특히 텃밭에서 자가 소비용 야채를 조금씩 재배하게 되면 농약, 화학비료, 채소 재배용 비닐 등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고, 이는 채소 재배에 필요한 우리나라 전체 농약이나 화학제품 사용량을 줄여 결과적으로 환경보호에도 일조하게 된다."

이 회장은 "도심 텃밭 가꾸기를 통해 육체의 건강을 지킬 뿐만 아니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노인들의 고독과 주부들의 우울증은 우리 사회의 큰 숙제다. 식물을 키우는 것이 정서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상식에 가깝다. 작물을 키우기 위해 땅을 고르고 씨를 뿌리고, 물을 주어 키우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웃들과 소통하는 것이야 말로 외로움을 달래는 가장 좋은 치유다. 아파트 단지마다 텃밭을 가지게 되면 돈 내지 않고 훌륭한 병원을 하나를 가지는 셈이다"고 말한다.

 

◇ 생활 속에서 자연보호 실천하는 길

이재윤 회장은 도심 텃밭가꾸기로 살아있는 교육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종종 '자연과 생태' 혹은 '자연 체험'이라는 명목으로 특별한 장소를 찾아다니곤 한다.

이 회장은 "일부러 찾아가서 자연을 접한다? 글쎄다. 꼭 특별한 장소에 가야만 환경의 소중함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남극이나 북극 혹은 밀림이나 계곡처럼 특별한 지역의 환경을 깨끗하게 보전한다고 환경이 깨끗해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생활 가까이에서, 일상에서 자연을 이해하고 체험하는 것이 효과적다. 이를 위해서라도 우리 생활을 자연순환 체계 속에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도심 주택지 곳곳에 작은 텃밭을 만들면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으니, 생활을 자연순환체계에 넣는 동시에 음식물 쓰레기처리비용도 줄이고, 주거환경도 쾌적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윤 회장은 도시인들의 건강과 환경을 지키기 위해 '도시텃밭 상생 위원회'를 조직, 내년부터 전국 아파트에 텃밭 보급을 전략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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