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우의 탄생 메이지 유신 이야기/서현섭 지음/라의눈 펴냄

일본 극우의 탄생 메이지 유신 이야기 일본 극우의 탄생 메이지 유신 이야기

19·20세기, 전 세계가 요동쳤다. 당시 세계무대의 지휘자는 서양 열강이었다. 조선과 일본은 정치, 경제적으로 변방에 머물러 있었다. 천하의 중심을 자처해온 청나라(중국) 역시 서양열강의 먹잇감에 불과했다.

조선과 청나라는 거대한 역사의 쓰나미에 가랑잎처럼 쓸렸다. 하지만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었으며, 정치적으로 조선과 마찬가지로 봉건국가이자 쇄국정책을 펴고 있던 일본은 서구 중심의 근대화 대열에 성공적으로 합류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이 책은 세계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근대화를 이룩한 일본의 근대사, 즉 메이지 유신의 막전막후를 다룬다.

 

명치유신태동지(明治維新胎動地)임을 알리는 비석. 일본 야마구치현의 요시다 쇼인 신사 인근에 서 있다. 조두진 기자 명치유신태동지(明治維新胎動地)임을 알리는 비석. 일본 야마구치현의 요시다 쇼인 신사 인근에 서 있다. 조두진 기자

◇ 막부 종식과 메이지 유신

책은 일본이 에도막부(江戶幕府;1603~1867)를 종식하고 왕정복고를 이룩한 메이지유신(明治維新;대체로 1853년~1877년까지)과 왕정복고 이후 빠르게 근대국가로 발전해가는 과정을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역사적 사건과 역사의 주역으로 활동했던 인물들의 삶과 정치역정을 다룬다. 책 제목은 '일본 극우의 탄생, 메이지 유신 이야기'이지만 전체적 초점은 '일본 극우'가 아니라 '메이지 유신'에 맞춰져 있다.

우리나라에 강화도 조약(일본과 맺은 불평등 조약, 1876년), 임오군란, 갑신정변, 갑오경장 등이 있었듯이, 봉건국가에서 근대국가로 변모하는 과정의 일본에도 미일화친조약과 미일수호통상조약(1858년 일본이 미국과 맺은 불평등 조약), 삿초동맹(1866년 1월), 해운대 창설(1867년 1월), 대정봉환(1867년 에도막부가 국가 통치권을 천황에게 넘겨준 일), 세이난전쟁(西南戦争 1877년) 등 나라의 명운을 가르는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했다.

비슷한 시기, 조선은 갖은 몸부림을 치고도 나락으로 떨어졌고, 일본은 근대국가로 빠르게 도약했다. 지은이는 '일본은 어떻게 근대국가로 도약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는가?'라고 질문하고, 그 답을 44개의 키워드로 요약하고 있다. (44개의 키워드 중 일부는 고대 일본 역사와 최근의 아베 정권에 관한 것이다.)

 

◇ 사건 및 인물 중심으로 전개

책은 연대기적으로 서술하기보다는 사건과 인물 중심으로 전개된다. 가령 일본 소설가 시바 료타로의 소설 '료마가 간다'로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료마에 대해서는 '유신의 설계자, 사카모토 료마'라는 제목으로 그의 성장과정과 정치적 역할, 역사적 업적 등 핵심사항을 속도감 있게 펼쳐 보인다.

료마는 하급 무사집안에서 태어나 사쓰마번과 조슈번 동맹(삿초동맹)을 성사시켰다. 각각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던 두 번(藩; 지방 영주인 다이묘(大名)가 지배하는 영지)이 동맹을 맺음으로써 중앙정부인 에도막부에 대항할 수 있었고, 이는 일본에서 막번체제(幕藩體制; 쇼군의 통치 기구인 중앙의 막부와 다이묘가 지배하는 지방 정권을 합쳐 부르는 체제)가 무너지는 데 결정적인 힘으로 작용했다.

지은이는 "(료마가 활동할 무렵) 막부와 번에서 중책을 맞고 있는 사람들도 개명적인 견해를 갖고 있었지만, 보수파의 반대에 대한 두려움, 자기보신, 조직에 대한 귀속 의식 때문에 (생각을) 실행에 옮길 수 없었다. 엘리트들의 아이디어를 료마라는 일개 탈번 낭인이 실현 시켰다."고 말한다.

쇼카손주쿠(松下村塾). 일본 야마구치현(옛 조슈번) 하기시(萩市)에 있는 에도시대 후기 사숙(私塾).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이 강의한 사숙으로 유명하다. 조두진 기자 쇼카손주쿠(松下村塾). 일본 야마구치현(옛 조슈번) 하기시(萩市)에 있는 에도시대 후기 사숙(私塾).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이 강의한 사숙으로 유명하다. 조두진 기자

책은 메이지시대 지사이자 정한론자였던 요시다 쇼인, 일본 최초의 미국 유학생 만지로, 일본의 왕정복고를 주도한 이와쿠라 도모미, 최후의 쇼군 도쿠가와 요시노부, 근대 일본의 건설자 오쿠보 도시미치, 메이지 유신 3걸에 꼽히는 사이고 다카모리와 기도 다카요시 등 각각의 인물들과 그들이 펼쳤던 역사를 소개한다.

 

◇ 일본인은 '왜인'일까?

한국인은 일본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대체로 우리는 일본의 만행에 대한 적개심을 강조하는 측면으로 바라본다. 전범국가로서 일본이 저지른 일들은 우리를 소름끼치게 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 국민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본을 깔보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지은이는 "대항해시대를 맞아 일본까지 도착한 네덜란드인들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일본은 중국이나 한국으로부터 불교, 유교 등의 문화와 종교, 기술, 학문 등을 전수받았다. 하지만 네덜란드인을 접하고 그들의 언어와 기술, 지식을 받아들이면서 상대적으로 학문적으로만 공부를 하고 있던 중국과 한국에 대해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며 "백제로부터 한자를 전수받은 일본은 삼국사기보다 400년 앞서 일본서기를 편찬했다. 1008년 세계 최초의 장편소설 '겐지모노가타리'를 완성했다. 사무엘 헌팅턴은 저서 '문명의 충돌'에서 일본문화를 세계 8대 문명권의 하나로 인정했다. '왜국'은 일본을 낮추어 부르는 말이다. 21세기 현대 한국인 상당수가 일본을 '왜국'이라고 칭하고, 일본인을 '왜인'이라고 한다. 일본이 진짜 작고 세련되지 못한 '왜국'일까? 그들이 '왜인'일까?"라고 묻는다.

 

▷ 지은이 서현섭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일본 메이지대학 석사 및 법학박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원 수학. 주일대사관 참사관, 후쿠오카 총영사, 요코하마 총영사, 파푸아뉴기니 대사와 로마 교황청 대사 역임. 부경대학교 초빙교수, 일본 규슈대학교 특임교수, 나가사키 현립대학교 교수 역임. 저서로 ▷일본은 있다 ▷지금도 일본은 있다 ▷일본인과 에로스 ▷일본인과 천황 ▷근대조선의 외교와 국제법 수용 ▷모스크바 1200일 등이 있다.

일본 야마구치현 하기시(萩市)에 있는 요시다 쇼인 고택. 조두진 기자 일본 야마구치현 하기시(萩市)에 있는 요시다 쇼인 고택. 조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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