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차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김정희 대구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 외래교수

나의 첫 해외여행 때의 일이다. 나와 동행한 지인은 예전에 알았던 프랑스 청년을 우연히 외국의 낯선 거리에서 만났다. 지인은 프랑스 청년에게 나를 소개했고, 청년은 갑자기 나의 양 볼에 입을 맞추었다. 순간 너무 당황했지만,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며 아주 태연한 척 인사를 나누었다. 이처럼 우리는 외국문화를 접할 때 문화적 차이를 뚜렷하게 경험한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에서도 문화적 차이를 경험할 수 있는데, 바로 개인의 고유한 문화가 있기에 가능하다.

김정희 대구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 외래교수 김정희 대구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 외래교수

개인의 문화적 차이는 바로 부부상담할 때 두드러지게 보인다. 이별의 사유가 다양하지만 자세히 일상을 들여다보면 부부의 문화적 충돌에서 해결점을 못찾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남편은 혼자 있기보다 함께 어울려 살아온 문화에 익숙하다. 하지만 아내는 소수의 친밀한 지인들과 관계 맺는 문화가 편한 경우가 많다. 이들은 부부로서 함께 경험해야 할 수많은 순간에서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가 만드는 낯섦과 당혹감을 경험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불편함은 커진다. 작은 균열로 시작된 서로의 차이는 결국 삶을 불행하게 만들 만큼 무시 못할 요인이 된다.

좀 더 명확하게 말하면 '차이', 그 자체보다 '차이를 어떻게 대하는가'가 더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일방적인 문화적 우월감은 비난과 거부적 태도를 갖게 하고, 상대방을 방어적으로 만들 뿐이다. 또 차이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면 서로 적응하고 변화할 수 없다. 이러한 태도는 이별을 예정한 부부에게 많이 발견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차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얼마 전 나는 '선택적 함묵증'을 가진 여학생을 만났다. 언어적 기능에는 문제가 없지만 가족 외 타인과는 대화하지 않는 아이였다. 그녀는 처음 보는 나를 아무 말 없이 아주 빤히 쳐다봤다. 마치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기분이었다. 그 때, 나는 직감했다. '이것이 너와 나의 악수구나', 그녀의 삶에서 인사는 그런 것이었다. 그녀의 인사법에 따라 얼굴을 내밀며 마주봤다. 그리고 몇 개월 뒤 그녀는 친구 집에 놀러가는 수다쟁이 여학생이 됐다. 그녀는 분명 친구의 새로운 인사법을 배운 게 틀림없다.

이렇게 문화적 차이는 그것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새로운 문화를 배울 기회로 연결된다. 이뿐 만이 아니다. 차이는 서로 다른 새로운 문화를 만들 자원이 되기도 한다. 결혼한 부부는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열등감과 우월감의 함정에 빠뜨리지 않고, 새로운 그들만의 부부문화로 만들 수 있다. 이는 부부문화가 완성될 때, 자녀출생으로 인한 가족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 차이를 이별로 향하는 균열로 보기보다 변화의 기회나 창조의 자원으로 볼 때, 우리는 풍성한 삶과 새로운 삶으로의 적응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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