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변신] (5) 해외 도서관은 어떤 모습으로

 

뉴욕공공도서관의 열람실 전경 대가대 조용완 교수 제공 뉴욕공공도서관의 열람실 전경 대가대 조용완 교수 제공
호주 뉴우스웨일스주립도서관 내부 모습 호주 뉴우스웨일스주립도서관 내부 모습
영국도서관 내에 있는 '왕의 도서관' 대가대 조용완 교수 제공 영국도서관 내에 있는 '왕의 도서관' 대가대 조용완 교수 제공
대구도서관 조감도 대구시 제공 대구도서관 조감도 대구시 제공

현대적인 도서관은 근대 유럽에서 왕실 문고나 귀족, 성직자의 개인 문고에서 비롯됐다. 프랑스의 주교 마자렝이 자신의 개인 도서관을 개방해 공공 도서관화시킨 이후, 프랑스 혁명을 거치면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영국 역시 공공 도서관 법령을 제정해 전국 각지에 공공 도서관을 열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늦게었지만 경제만큼이나 빠르게 도서관을 성장시켜 지금은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 도서관을 갖게 되었다.
몇 년 전 학생들과 함께 세계 10여 개국 50여 개 도서관을 둘러본 후 '걸어서 세계의 도서관 속으로'라는 사진전을 연 대구가톨릭대 도서관학과 조용완 교수를 통해 해외 도서관에 대해 알아본다. 조 교수는 "해외 유수 도서관은 문화로 잘 정착돼 있고, 어린이, 청소년, 다문화, 장애인을 위한 전문인력이 배치돼 있으며, 도서관끼리 협력체제를 잘 구축해 있어 불편함이 없다"며 "한마디로 부럽다"고 말했다.

▷뉴욕공공도서관(NewYork Public Library)=미국에 살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초강대국 미국의 힘은 다름 아닌 도서관에서 나온다'는 그것이다. 도서관의 시설과 장서 수도 놀랍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의 잦은 발걸음이라고 입을 모은다. 청소년은 물론 주부와 노인들도 틈만 나면 혼자 혹은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을 찾는다.
뉴욕 맨해튼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는 뉴욕공공도서관은 이 지역 문화의 상징이다. 유리와 강철로 된 번쩍이는 마천루가 둘러싸고 있는 가운데, 두 개의 사자 조각상이 호위하고 있는 이 도서관으로 본원과 85개의 분원으로 이뤄져 있다. 소장 자료와 정보를 무료로 개방하고 있으며, 지역민의 평생학습을 돕고,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커뮤니티 역할도 한다. 중앙 열람실은 너비가 23m에 길이 90m에 달하는 동굴 같은 곳으로, 수천 권에 달하는 참고 서적을 둘 서가를 더 많이 들여놓기 위해 발코니 층을 갖추고 있다. 본원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도서분류기를 갖추고 있다. 이 분류기는 컨테이너 벨트 위로 도서가 이동하면서, 디지털 도서 정보를 레이저로 읽힌 뒤 각 도서가 가야할 분원에 해당하는 카트에 자동으로 담기도록 하고 있다. 분원에는 의료건강정보센터가 있어 지역민의 건강까지 돌본다. 건강 관련 강좌는 기본이다. 이력서 작성법, 면접 전략 같은 구직자를 위한 강좌도 있다. 이 도서관은 맨해튼 명소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매년 1천600만 명이 이 도서관을 이용한다.

▷시카고공공도서관(Chicago Public Library)=이 도서관은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 있는 시립도서관이다.1873년에 건립된 이 도서관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시민이 집에서 걸어서 찾을 수 있는 도서관'을 표방한다는 점이다. 모든 시민이 집에서 도보 거리에 있는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시 전체를 위한 도서관 계획'을 수립해 시 전역에 70여 곳에 분원을 설립했다. 분원에는 수천 만권의 장서와 각종 멀티미디어 자료를 보관·관리하며 자유로운 열람 및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강연과 세미나, 이벤트 등도 개최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1990년에 제정된 미국 장애인법에 준하는 장애인 시설을 완비하고 있어 시카고 시민의 대표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 꼽힌다.

▷영국도서관(British Library)=영국 런던에 있는 국립 도서관이다. 보유 서적이 1천400만 권에 이르며 신문이나 연구자료, 음악 녹음자료 등을 합칠 경우 소장 자료 숫자가 1억 5천만 점을 넘는다. 1973년 세워진 이 도서관은 1970년대 초 제정된 영국도서관법에 따라 기존에 운영되고 있던 대영박물관의 부속 도서관을 중심으로 국립중앙도서관, 국립과학기술대출도서관, 영국국립서지학도서관 등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건립됐다. 1983년에는 국립소리기록소를 합병하면서 100만 점이 넘는 디스크와 레코드 테이프 자료를 보강했다. 대영박물관 부속 도서관에는 앵글로색슨의 영웅서사시 베어울프 최초 복사본을 비롯해 대헌장과 같은 왕들의 칙허장과 같은 많은 문서와 각종 문서의 사본들, 성서 필사본 등이 보관돼 있다. 이 도서관은 보유하고 있는 중세 책 가운데 약 수만 점의 이미지 자료를 디지털화해 이를 온라인 갤러리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스 주립 도서관(State Library of New South Wales)=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 정부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으로 시드니에 있다. 이 도서관은 2개의 건물로 나뉘어 있다. 정면에서 보았을 때 좌측(오페라 하우스 방향)에 위치한 과거 유럽 양식의 건축물은 미첼 도서관, 우측(하이드 파크 방향)에 위치한 현대식 건물은 딕슨 도서관이다. 이 도서관은 1826년 'Australian Subscription Library'라는 이름으로 개관했으며 1869년 뉴사우스웨일스 주 정부가 매입하면서 이름을 'Sydney Free Public Library'로 개명했다. 1895년에는 'Public Library of NSW'으로 개명했다가 1975년에 이르러서야 현재의 이름인 '뉴사우스웨일스 주립 도서관'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이 도서관에는 약 500만여 점의 다양한 종류의 도서 및 문서 등을 보유하고 있다.

◇대구도서관에 관한 제언

대구 대표 도서관이 봉덕동 캠프워커 헬기장 이전 터에 지하 1층, 지상 4층(연면적 1만4천350㎡) 규모로 2021년에 건립된다. 대구시는 최근 도서관 명칭을 '대구 도서관'으로 최종 결정했다.
대구시는 그동안 수차례 여론수렴 과정을 거쳤다고 하지만 도서관 관계자 사이에서는 말들이 많다.
대구가톨릭대 도서관학과 조용완 교수는 "대구도서관은 시내 중앙에 위치해야 한다. 접근성이 없으면 시민들이 이용하길 꺼려 자칫 '남부도서관'으로 전략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또 "대구도서관은 장서 수와 질, 서비스,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두루 갖춘 슈퍼도서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도서관 관계자는 "현재 대구시립도서관에 있는 낙육재를 대구도서관으로 옮겨 제대로 관리 및 이용토록함으로써 대구지역 도서관의 전통을 계승하는 것은 물론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낙육재 관리가 제대로 되면 서울대 규장각에서 소장하고 있는 영영장판(조선시대 때 경상감영에서 서적을 간행할 때 사용했던 목판)을 대구도서관으로 이관해 달라는 요구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부지선정과 건물설계는 결정됐다. 문제는 운영이다. 대구시는 건물 짓는데 혼이 빠져 있다. 도서관 운영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대해 전문가들로 준비팀을 꾸려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건물을 짓고 난 뒤 하면 늦다"고 말했다.
시민 김정미(수성구 황금동) 씨는 국민들의 도서관 이용률이 높은 핀란드 도서관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핀란드 도서관은 생활 속 도서관으로 국민들이 도서관을 내 집처럼 드나든다. 학교를 마치면 도서관에서 놀고, 공부하고, 숙제하는 것은 물론 바쁜 학부모를 위해 돌봄기능까지 한다"며 "어른과 아이들이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슈퍼마켓을 드나들 듯 자주 드나들며 정보와 지식을 발견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슈퍼 라이브러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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