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소문’ 최광일 본 친형 최민식, “너 참 못되게 나오더라”
배우 최광일이 '경이로운 소문'을 본 친형 최민식의 반응을 전했다.7일 방송된 OCN 예능 '경이로운 귀환'에는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주역인 조병규, 유준상, 김세정, 염혜란, 안석환, 이홍내, 옥자연, 최광일, 정원창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이로운 귀환'은 지난달 성황리에 종영한 OCN 주말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후속 스페셜 예능이다.MC를 맡은 노홍철은 최광일에게 "최광일 배우의 친형이 최민식이라는 말을 듣고 신기했다. 형제라고 하기엔 두 사람은 너무 다른 매력이다. 형님도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보셨거나 조언을 해줬냐"고 물었다.이에 최광일은 "형이 나한테 '너 참 못되게 나온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형이 나온 걸 보면 '잘 봤어. 형도 되게 못됐더라'라고 말해준다"고 답했다.'경이로운 소문'에서 온갖 악덕한 일들로 권력을 잡은 시장 신명휘 역을 연기한 최광일은 "욕도 많이 먹었다. 아들이 보더니 아빠 진짜 나쁜 짓 했냐고 하더라. 그런 사람 아니라고 해줬다"라며 악역의 고충도 털어놨다.한편 최광일은 연극배우 출신으로 드라마 '본 어게인', '도도솔솔라라솔', 영화 '백두산', '자백'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차기작은 JTBC 드라마 '언더커버'다.김윤지 인턴기자
2021-02-08 12:03:23
'그알', 황하나와 바티칸 킹덤의 비밀 파헤친다…6일밤 방송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6일 황하나와 숨진 남편 오 씨 그리고 중태 상태인 남 씨, 텔레그램 마약방 '바티칸'과의 관계를 추적한다.이날 방송에서는 황하나와 숨진 남편 오씨, 중태 상태인 남씨의 관계와 텔레그램 마약방 '바티칸 킹덤'의 관계를 취재하고 이를 통해 여전히 활발한 텔레그램 마약방의 문제를 고발하는 한편, 두 청년을 죽음으로 몰고 간 실체가 무엇인지를 추적한다.오씨는 지난해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 그는 황씨의 마약 투약 혐의를 진술해 줄 핵심 증인 중 1명으로, 지난해 9월부터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오 씨 검거 당시 여러 대의 주사기가 함께 발견되어, 경찰은 두 사람 모두 직접 마약을 사용했다고 봤다. 하지만 오 씨는 본인의 투약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황하나는 그녀가 잠든 사이 자신이 몰래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두 사람은 결혼식도 없이 서둘러 혼인신고를 했다.오씨는 한 달 후 이같은 진술을 번복했고, 이틀 뒤 돌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공교롭게도 오씨 사망 일주일 전 지인 남씨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의식불명에 빠졌다. 오씨와 남씨는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수원 모처에서 황씨와 필로폰 등을 투약한 사이다. 남씨가 남긴 유서에는 '황씨를 꼭 처벌받게 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제작진은 "오씨 사망 직후 그와 남씨를 알고 있던 지인들 제보를 통해 이들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음성파일 50여 개를 입수했다"며 "놀랍게도 이들의 대화에서 텔레그램 마약 시장에 존재하던 '바티칸'이라는 이름이 등장했다"고 전했다.제작진이 '바티칸'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하게 된 건 지난해 9월 '텔레그램 마약왕-'전세계'는 누구인가?' 편을 취재했을 때다. 당시 방송은 텔레그램 마약 시장에서 유명했던 딜러 '마약왕 전세계'가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용의자 '박왕열'이었고, 그 박왕열의 마약이 유통되던 또 다른 텔레그램 마약방이 '바티칸 킹덤'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었다.이 마약방의 운영자가 바로 '바티칸'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마약 딜러다. 제작진은 황하나 씨와 숨진 오 씨, 그리고 중태 상태인 남 씨까지 이 세 명과 '바티칸'의 관계를 추적했다.그러다 지난 1월 '바티칸 킹덤'의 총책과 일당들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 조사 결과, 마약 공급 총책이며 '바티칸' 닉네임을 사용한 사람은 20대의 청년 이 씨 였다. 그리고 중태 상태인 남 씨도 '바티칸 킹덤'의 조직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하지만, 남 씨의 가족들은 아들은 '바티칸 킹덤'과 관련이 없고, 오히려 마약 범죄 조직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황하나 씨 가족들 역시 그녀는 '바티칸'과 관련이 없으며, 마약 범죄 조직의 덫에 걸린 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던 중 결정적 제보가 도착했다. 바티칸 체포당시 함께 있었다는 제보자는 "바티칸은 황하나를 만나려고 그 호텔로 간 거다. 제가 직접 운전해서 데려간 거고 사건의 내용 80%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그런데 제보를 근거로 사건의 윤곽을 잡아가고 있던 제작진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바티칸 킹덤'의 총책으로 밝혀진 이씨의 편지였다. 그는 수감 중 억울함을 호소하며 진짜 총책은 따로 있다며 '누군가'를 지목했다.제작진은 "바티칸 총책으로 지목된 이씨가 마약 총책으로 새로운 누군가를 지목했다"면서 "6일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여전히 활발한 텔레그램 마약방 문제를 고발하고, 두 청년을 죽음으로 몰고 간 사건의 실체를 추적한다"고 예고했다.
2021-02-06 07:47:32
[정덕현의 엔터인사이드] 과학기술 품은 방송의 명과 암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와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은 우리네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최근 들어 AI와 VR를 활용한 방송 프로그램들이 부쩍 늘고 있다. 과연 이들 방송들은 이 기술에 어떻게 접근하고 있고, 그것은 어떤 영향을 가져올까. ◆'너를 만났다', VR로 다시 만난 가족"우리 다음에 만나면 많이 놀자. 나도 엄마 오래오래 기억할게요."엄마가 그토록 듣고 싶어했던 나연이의 목소리. 하지만 4년 전 혈액암 판정을 받고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나연이에게서 더 이상 들을 수 없을 것 같았던 그 목소리를 들은 엄마는 가슴 속 꾹꾹 눌러놨던 이야기를 꺼냈다."나연아 엄마는 나연이 정말 사랑해. 나연이가 어디에 있든 엄마 나연이 찾으러 갈 거야. 엄마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것들 다 마치고 나면 나연이한테 갈게. 그때 그때 우리 잘 지내자. 사랑해 나연아."작년 초 MBC에서 방영했던 VR 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는 VR 기술로 재연된 나연이를 엄마가 가상현실 속에서 만나는 내용을 담은 바 있다.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상 TV다큐멘터리상을 받기도 한 이 휴먼다큐가 1년 만에 시즌2로 다시 돌아왔다.이번 편의 주인공은 사별한 아내를 VR로 다시 만난 김정수 씨. 다섯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는 김정수 씨가 출연한 이번 편의 부제는 '로망스'다. 작년 나연이 엄마의 이야기가 먼저 보낸 아이에 대한 애끓는 모정을 담았다면, 이번 김정수 씨의 이야기는 먼저 보낸 아내에 대한 애끓는 사랑을 담았다.사실 VR로 재연된 모습은 아직까지는 완벽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진짜 모습과 가상 인물 사이의 간극은 이들을 '다시 보고픈' 사람들의 절절한 마음이 채워 넣었다. 그렇게 가상으로라도 잠깐 만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은 그 만남을 실감나게 만들었고 무엇보다 '휴먼다큐'로서의 뜨거운 인간애를 느끼게 해줬다.VR이라고 하면 어딘지 차갑게 느껴지고,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실감 영상과 짜릿한 감각 체험을 떠올리곤 했던 것이 일종의 선입견이자 편견일 수 있다는 걸 이 프로그램은 보여줬다. 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느냐에 따라 그저 감각이 아닌 마음에 닿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너를 만났다'는 이처럼 VR이라는 과학기술을 휴먼다큐로 만드는 데 적용하는 역발상을 했다. 그저 신기하게 느껴지고, 자칫 섬뜩한 느낌마저 줄 수 있는 게 VR 기술이다. 인간과 거의 흡사한 존재를 봤을 때 느끼는 불쾌한 감정, 이른바 '언캐니 밸리(Uncanny vally)'라 부르는 난점이 VR 기술에는 한계로 지목된다. 그래서 차라리 인간 같지 않은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만들어내기도 한다는 것.하지만 '너를 만났다'는 떠나보낸 가족을 다시 만난다는 그 절절한 마음에 공감케 하고 몰입시킴으로써 이 난점을 뛰어넘었다. ◆AI가 복원해낸 가수들의 노래작년 Mnet에서 방영된 'AI 음악 프로젝트- 다시 한 번'은 VR 기술로 재연된 그룹 거북이의 리더, 故 터틀맨(임성훈)과 故 김현식이 최신곡을 부르는 놀라운 광경을 담아냈다. '너를 만났다'에서도 또래 아이 5명의 목소리를 학습해 복원해내는 AI 기술이 활용된 바 있지만, '다시 한 번'은 아예 그 음성 복원에 초점을 맞춰 고인이 된 가수를 소환해내는 기적 같은 무대를 보여준 것.그렇게 터틀맨을 되살려 완전체가 된 거북이가 부르는 무대와, AI 김현식이 부르는 박진영의 '너의 뒤에서' 무대는 너무나 비슷해 유족들과 팬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에도 역시 AI 복원이 갖는 아직은 어색함을 '노래'라는 감성적인 접근과 고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채워 넣은 면이 있다. AI나 VR 같은 과학기술이 방송의 소재로 활용되면서 아직은 부족한 그 어색함을 채우는 방식으로서 '휴먼'이나 '음악' 같은 방식이 선택되고 있다는 걸 잘 보여준다.SBS가 신년특집으로 마련한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에서도 그 첫 번째 대결은 옥주현과 AI의 노래 대결이었다. '히든싱어'의 형식을 차용한 이 대결에서는, 옥주현과 가수의 노래를 분석해낸 데이터들을 통해 모창을 완벽하게 해내는 AI가 박효신의 '야생화'를 부르고 투표로 누가 더 많은 표를 받는가를 가르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다행스럽게도(?) 45표와 8표로 옥주현이 압도적인 표차로 이겼지만 AI의 음성 모사 기술이 어디까지 와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은 첫 대결로 음악을 삼았지만 그 외에도 골프, 주식투자, 심리인식, 몽타주, 작곡 등 6개의 대결 종목을 선택했다. 박세리가 김상중과 함께 골프 AI '엘드릭'과 대결을 벌였고 아깝게 2대1로 패배했다. 이처럼 이 프로그램이 AI를 활용하는 방식은 인간 최고수와의 대결구도를 세우는 것으로 이것은 최근 AI 같은 기술에 대한 찬반양론을 자연스럽게 담아낸다는 장점이 있다. 즉 그 기술의 놀라움을 대결로 보여주면서도 인간의 위치에서 갖게 되는 비판적 입장 또한 녹여내는 방식이다. ◆아직은 어색해서 드는 안도감, 하지만 그런 친숙함의 미래는AI와 VR은 그것이 모두 음성과 영상 재연에 활용된다는 점에서 흥미를 자아낸다. 마치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흉내낼 때 드는 신기함이 거기에는 존재한다. 하지만 앵무새의 우연적 선택과 달리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학습함으로써 인간과 비슷해지는 그 결과물들은 그것이 향후 우리네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올 거라는 점에서 우려되는 지점이 적지 않다.즉 완벽하게 사람의 목소리를 재연해내는 AI 기술이 가능하다면 그것이 오용될 수 있는 위험성도 커지게 된다. 또한 VR 기술까지 더해져 고인까지 복원해낸다면 '생명윤리'에 대한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AI로 고인의 목소리를 복원해내 새로운 곡을 발표하는 시대가 온다면, 그건 고인의 고유한 예술에 대한 기억과 기록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 될 수 있다. 또한 그건 고인이 원했던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 '잊힐 권리'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킨다. 누구나 고인에 대해 '기억하고픈 욕망'이 존재하지만 그 기억은 실제 삶의 기억이어야 하지 복원되어 만들어진 기억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물론 아직까지 방송에서 다뤄지는 AI와 VR 기술은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너를 만났다'에서 재연한 고인의 모습은 당사자들에게는 절절한 그리움 때문에 리얼하게 다가오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어색한 동작이 주는 이물감을 피하기는 어렵다.그것은 상대적으로 더 진짜처럼 느껴지는 음성 모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음성만이 아닌 VR로 재연된 홀로그램이 더해지면서 여전히 어색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어색함을 지워내기 위해 이들 프로그램들은 '휴먼'이나 '음악' 그리고 '대결' 같은 소재와 방식들을 고민하고 있다.중요한 건 현재의 AI와 VR 기술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이 이들 프로그램이 갖는 단점이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거꾸로 이들 기술들은 '어색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안도감을 준다. 그것이 진짜가 아니라는 사실이 주는 안도감이 존재하고 가상이라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복원해내 보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이 더 절절하게 다가온다.하지만 과연 이 기술이 점점 완벽해지고 추모를 위한 일회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우리네 일상 속으로 들어온 상시적인 일이 된다면 어떨까. 그때가 되면 이 친숙함은 어떤 두려움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문득 돌이켜보면 '그때'가 이미 도래해 있는지도 모른다. AI는 어느새 우리가 들고 다니는 휴대폰 속에도 존재하고 있으니.
2021-02-05 06:30:00
[정덕현의 엔터인사이드] '윤스테이', 나영석표 마음 예능 또 통한 이유
tvN '윤식당'이 '윤스테이'로 돌아왔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로 나갈 수 없게 된 나영석 사단이 국내 거주 1년 미만 외국인 손님들을 초대해 1박 2일 간의 한국문화 체험을 보여주는 예능. 벌써부터 대박 조짐을 보이는 이 예능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대안적 선택을 기회로 만들 줄 아는 나영석 사단지난해 초 tvN '삼시세끼' 어촌편 5는 코로나19로 촬영 장소를 만재도에서 죽굴도로 옮기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사실 '삼시세끼' 어촌편의 매력은 유해진과 차승원 그리고 손호준 같은 고정 출연자들의 케미에 있지만, 현지 주민들과의 '대면 접촉'이 만들어내는 '소통의 묘미' 또한 빼놓을 수 없다.그래서 만재도에서 촬영됐을 당시, 그곳 유일의 슈퍼나 마을 정자에서 만나는 주민들과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그곳에 사는 개들까지 방송의 중요한 재미 포인트가 됐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주민들과의 대면 접촉이 불편함을 야기하자 나영석 사단은 무인도인 죽굴도를 선택했고, 그곳에 손님들을 초대함으로써 '행복한 고립'의 이야기를 풀어냈다.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나영석 사단이 갖고 온 '윤스테이'는 여전한 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된 '윤식당'의 대안적 선택이다. 해외로 나갈 수 없게 된 상황에 국내를 선택했고 식당이 가진 불특정 다수의 손님들과 대면을 피하기 위해 1박 2일 간의 숙박이라는, 선별된 손님들을 만날 수 있는 '최소화된 대면'을 선택했다.그래도 남는 불안감과 불편함을 의식한 나영석 사단은 방송 전 이 시국에 최소화된 것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대면'일 수밖에 없는 '윤스테이'를 하는 것에 대한 '송구함'을 표했고, 방송 중에도 '사전 방역과 검사'를 철저히 했다는 고지를 수시로 집어넣었다.중요한 건 명분이었다. 이러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이 방송을 하는 명분이 충분하다면 시청자들의 양해 또한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 명분을 나영석 사단은 '한국에서 1년 미만 거주한 외국인들'에서 찾았다. 학업 때문에 혹은 비즈니스 차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을 손님으로 초대한다는 건, 이들이 코로나19 때문에 거의 체험해보지 못한 한국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가 담긴다.실제로 초대된 외국인 손님들은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고 사업차 가족이 다 함께 한국에 와서 체류하고 있는 이들도 있었지만, 마침 벌어진 코로나 시국으로 집밖조차 나가지 못하게 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에게 한옥과 한식을 체험하게 해주고 잠깐이나마 안전한 지대에서 마스크를 벗고 숨통을 틔우게 해주는 일. 그건 찾아온 손님을 그냥 보내지 못하는 우리네 정서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작년 '삼시세끼' 어촌편 5에서도 그랬지만 '윤스테이'의 대안적 선택 역시 나영석 사단은 오히려 기회로 만들어낸 면이 있다. 외국인들의 잠깐 동안의 체험은 고스란히 코로나 시국에 답답했던 시청자들의 숨통을 대리해 틔워주는 역할도 해줬기 때문이다. ◆온통 K로 가득 채워진 '윤스테이'그런데 이렇게 외국인들에게 1박 2일 간의 한국문화 체험을 하는 '윤스테이'에는 온통 'K'의 향기로 가득 채워진다. 'K'는 다름 아닌 최근 들어 해외에서 각광받는 우리네 문화를 상징해 붙여지곤 하는 그 'K'를 말한다. 전남 구례의 아름다운 한옥 쌍산재를 '윤스테이'의 숙소로 삼은 데는 단지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염두에 둔 프리이빗한 위치와 공간구조 때문만은 아니다. 그건 시선을 던지기만 하면 처마 끝이나 한지로 만들어진 문, 익어가는 곶감이나 고즈넉하고 운치있는 정원, 대청마루 같은 우리네 한옥의 아름다움을 외국인들에게 경험하게 해주기 위함이다.게다가 저녁과 아침으로 제공되는 음식들은 심지어 임금님 상에 올라갔던 궁중음식들을 포함한다. 코스로 제공되는 저녁상에 오르는 떡갈비는 박서준이 한 시간 넘게 꼬박 손으로 다진 고기를 역시 찌고 으깨서 만든 밤을 가운데 넣고 말아서 만든 '귀할 수밖에 없는 음식'이다. 여기에 외국인들에게는 K푸드의 상징처럼 되어 있는 치킨이 우리 식의 해석을 더해 '닭강정'으로 제공되고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맵지 않은 궁중떡볶이도 상차림에 오른다.무엇보다 '윤스테이'가 제공하는 'K'의 정수는 이런 경험을 하게 해주는 출연자들이다. 최근 영화 '미나리'로 해외영화제에서 무려 14관왕에 오른 윤여정이 '윤스테이'의 상징처럼 자리해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숙소와 음식에 대해 설명해주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출연한 박서준과 최우식은 각각 요리와 갖가지 잡무들을 맡아 쉬지 않고 숙소를 뛰어다닌다.'82년생 김지영'은 물론이고 '보건교사 안은영'으로 외국인들도 알아보는 정유미는 셰프가 되어 갖가지 맛난 한식들을 만들어낸다. 이러니 1박 2일 간의 체험을 끝내고 돌아가는 외국인들이 '윤스테이' 사람들과 함께 찍은 사진은 훗날 얼마나 두고두고 화제가 될 것인가. 그들은 다름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 'K 배우'들이기 때문이다. ◆국뽕을 넘어 이문화 소통의 장으로이렇게 온통 K로 채워진 '윤스테이'는 그래서 '국뽕'의 향기를 모락모락 피워낸다. 이미 '윤식당'에서도 나왔던 이야기들이지만, 외국인들이 한식을 먹고 감탄하는 그 리액션에 우리가 도취적인 만족감을 느끼곤 했던 요소들에 그치지 않는다. '윤스테이'에서는 한식은 물론이고 한옥, 게다가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까지 더해져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숙소를 찾은 한 외국인들 중에는 최우식이 영화 '기생충'에 나왔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기도 했고, 이서진을 "조선 왕 중 가장 잘 생긴 왕"이라고 하거나 정유미와 박서준을 '안은영'과 '박새로이'로 알아보고 반색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 장면들이 우리에게 주는 국뽕의 도취적인 뿌듯함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하지만 중요한 건 '윤스테이'의 출연자들이 외국인들을 대하는 모습이나 방송이 이를 포착해내는 장면들 속에 담긴 '이(異)문화 소통'에 대한 동등한 위치의 시선이다. 예를 들어 윤여정이 네팔에서 온 가족을 대하는 모습은, 그들의 종교(힌두교)가 가진 문화(비건)를 이해하고 나아가 그렇게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우리 모두는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한 인간이라는 공감대를 찾아내기에 충분했다.이러한 이문화에 대한 수평적 시선은 단지 우리의 문화가 우수하다는 국뽕의 관점을 넘어 타 문화에 대한 소통과 배려의 장으로 확장된다는 점이다. 이 점은 물론 나영석 사단이 이른바 '힐링 예능'을 할 때 가장 전면에 내세우는 정서적 포인트이기도 하다.예를 들어 '삼시세끼' 어촌편을 보면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이 많으면 많은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최선을 다해 찾아온 손님을 대접해주고 배려해주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어떤 뿌듯함을 안겨주는 지점이 존재한다. '손님 대접'에 남다른 마음을 쓰고 그것이 통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이 나영석 사단이 추구해온 힐링의 중요한 요소였다는 것이다.'윤스테이'의 부제로 붙은 '사장님 마음 담아'라는 문구는 그래서 이른바 나영석표 '마음 예능'의 실체를 보여주는 면이 있다. 마음과 마음이 오가는 그 지점을 포착해냄으로써 보는 이들 또한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예능. 어쩌면 코로나19 시국이 만든 '거리두기'로 인해 멀어진 만큼 더욱 큰 갈증을 느끼게 만드는 '마음의 스킨십'이야말로 '윤스테이'가 주는 강력한 판타지의 실체가 아닐까.
2021-01-29 06: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