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요양병원 의료재단 이사장 재단 사유화 '전횡'에 지역 사회 '부글부글'

지난해 건강보험공단에 보조금 수천만원 부정수급 들켜 환수 조치 되기도
이사장 아들 '상임이사' 고액 연봉 받고, 다른 병원 원장인 남편이 '감사'

경북 포항 검찰이 A의료재단 이사장이 요양병원을 사유화했다는 혐의로 송치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해 재수사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매일신문 10월 21일 자 6면) 이사장이 재단 이사회를 입맛대로 구성하는 등 전횡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22일 지역 요양병원 업계에 따르면 의료재단 이사 등에는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인사나 병원 관련 업무에 밝은 인물을 임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등에 확인한 결과 A의료재단은 이사회 구성원 6명 모두 이사장과 관련있는 인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상임이사에 이사장의 아들이, 감사에 남편이 각각 등록됐고 나머지 이사 3명의 경우 가사도우미, 병원 청소업체 직원, 이사장 남편의 친인척 등으로 확인됐다.

이는 이사장이 이사회 전결권을 가지면서 동시에 내부 감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구조다. 겉으론 법인(재단)이지만 실상은 사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짜여있는 셈이다.

건보공단은 5일간의 행정조사를, 경찰은 8개월의 수사를 거쳐 이사장이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정부 보조금 등으로 채워진 예산을 마음대로 운용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특히 두 기관은 이사장이 의료와 관련없는 아들을 상임이사로 등재해 1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을 지급하는가 하면, 법인 이름으로 고급 승용차를 구입하거나 직원 급여를 명확한 기준도 없이 책정하는 등 병원 돈을 함부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수사 중 이사장이 이사로 등록된 가사도우미 등에게 "이사회 회의가 열렸다고 진술해달라"고 설득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하다 들통나기도 했다.

또 지난해 7월 행정조사에 나섰던 건보공단은 A의료재단이 '본인부담 상한제'를 위반해 지원금을 주머니에 챙긴 정황을 발견했다.

본인부담 상한제는 환자에게 의료비가 과도하게 나왔을 때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본인부담금을 정해두고, 초과하는 금액을 건보공단이 부담하는 제도다.

A의료재단은 2017년 본인부담금(당시 514만원)을 초과하지 않은 환자 33명에 대해 상한제를 넘은 의료비가 나온 것처럼 꾸며 건보공단에 5천700여 만원을 청구한 뒤 받아간 것이 드러나 현재 환수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

포항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비영리 의료재단은 국가를 대신해 운영되는 만큼 사명감과 도덕적 책임이 필요하다"며 "개인이 욕심을 부리면 비영리재단이 사유화될 수 있다. 관리감독과 처벌의 잣대가 엄해져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꼬집었다.

A요양병원 이사장은 경찰 수사 당시 "법인의 이사 구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법인 예산을 사적으로 사용한 적도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사건 일지

2018년 7월 10~14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지역본부(이하 건보공단) 포항 A의료재단 요양병원 운영 수상한 점 발견, 행정조사.

2018년 9월 3일 건보공단 'A의료재단 요양병원' 포항북부경찰서에 수사의뢰.

2019년 3월 경찰 법인 이사장 구속영장 신청, 검찰 기각.

2019년 5월 경찰 증거 보강 후 법인 이사장 구속영장 신청, 검찰 기각.

2019년 6월 3일 경찰 122억원 보조금 사기 등 10여 개 혐의로 법인 이사장 등 관계자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

2019년 6월 5일 검찰 사건 핵심 혐의 불기소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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